지난해 11월 한국연구재단은 우리 학교 이재현 교수·목포대 손석균 교수·삼성디스플레이 조성호 상무 공동 연구팀이 흑연에서 그래핀을 결점 없이 떼어내는 박리법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우리 학교의 이재현 교수의 관심 분야는 나노 물질로 학계에서는 그래핀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우리 학교 중앙도서관에도 이 교수가 연구한 친환경적인 CVD* 그래핀을 위한 친환경 CMOS 호환 전송 공정에 대한 논문이 보관되어 있다. (원어 : An Eco‐Friendly, CMOS‐Compatible Transfer Process for Large‐Scale CVD‐Graphene)이 교수는 그 밖에도 단일 결정 그래핀의 웨이퍼 규모 성장 논문을 저술하는 등 국내 그래핀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CVD란 박막 증착 공정의 일부로 기존 고체 -> 기체 -> 고체로 증착시키는 물리적 증착 공정인 PVD와 달리 웨이퍼 표면에서 가스 반응으로 원래 기체와는 최종적으로 다른 화학적 증착 공정을 CVD 공정이라고 합니다.

그래핀이란 탄소 원자들이 육각형의 벌집 모양으로 연결되어 2차원 평면 구조를 이루는 고분자의 탄소 구성물이다. 그래핀이 학계와 산업계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매우 높은 전성도와 열전도를 갖고 있고 동시에 높은 탄성계수와 강도 그리고 가시광선의 흡수량이 낮은 점 등으로 인해 꿈의 신소재로 각광 받고 있다. 이를 기존 금속들과 사용처에 따른 분류를 해보면 구리보다 1백 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면서 주로 반도체에 쓰이는 단결정 실리콘보다 1백 배 이상 전자를 빠르게 이동시킬 수 있다. 강도는 강철보다 2백 배 이상 강하고 최고의 열 전도성을 자랑하는 다이아몬드보다 2배 이상 열 전도성이 높으며 동시에 탄성도 뛰어나 늘리거나 구부려도 전기적 성질을 잃지 않는다.

그래핀의 생산은 2004년 러시아 출신 물리학자 안드레 가임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가 연필심에 스카치테이프를 붙여 떼어낸 뒤 테이프에 달라붙은 흑연 가루를 반복해서 유리 테이프로 떼어내는 방식으로 그래핀을 처음으로 분리하여 이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이래로 그래핀의 분리 방법은 많은 연구를 거듭했다.

지금도 가임의 분리법이 학술적 목적의 그래핀 분리법으로 주로 쓰이지만 그래핀의 두께가 수 ㎚(나노미터·100만분의 1㎜) 수준으로 얇아 층수와 면적을 제어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전동주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전문위원의 사이언스 타임스지와 한 인터뷰에서 “그래핀의 실용화를 위해서도 기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많은 장애물이 있기 때문이다”라면서 그래핀 소재의 생산과 산업적 응용을 위해서 해결할 점들은 ▲경제적이고 일관성 있는 고품질 그래핀의 대량 합성 기술 ▲산업적 기술 적용이 가능한 그래핀의 가공 및 기능화 ▲그래핀 소재 및 응용 및 가공 소재 품질과 특성을 구현하고 적용하는 방법 개발 등의 기술적인 문제점이 해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이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박리법은 일관성 있는 산업적 기술 적용이 가능한 그래핀의 생산 방법이다. (원어 : Layer-engineered large-area exfoliation of graphene) 위에 소개된 가임의 박리법은 무결점 그래핀을 확보할 수 있으나 반복 작업과 작업자의 숙련도에 의존해야 함과 동시에 박리된 그래핀의 면적과 층수 및 수율을 제어하는 것이 불가능해 생산적인 측면에서 가장 불리한 합성법으로 여겨져 왔다. 이러한 점을 개선한 것으로 기존 스카치테이프가 아니라 금 필름 및 팔라듐과 니켈 그리고 코발트 필름을 통해 박리시킨 그래핀은 기존의 무결점 그래핀을 생산한다는 면에서는 같은 물질이지만 테이프를 통해 박리할 수 있는 그래핀의 층수를 조절한다는 점에서 품질이 완전히 다른 수준의 기술이다. 이 방법을 통해 연구팀은 테이프로 떼어낼 때 생기는 균열의 크기·방향을 원자 수준에서 제어하여 원하는 면적과 층수의 그래핀을 얻었다. 흑연 위에 특정 상질의 필름을 증착 후 균열의 깊이와 방향을 무작위가 아니라 선택적으로 제어해낸 것이다. 그래핀 층간 결합력과 비슷한 수준으로 흑연 표면과 결합하는 금(Au)으로 흑연표면을 코팅한 후 테이프로 뜯어내면 균열이 수직 방향(흑연의 아래쪽 방향)이 아닌 표면과 평행한 방향으로 전파되어 단층의 그래핀만 분리된다. 반면 흑연과의 결합력이 금보다 큰 팔라듐과 니켈 그리고 코발트로 코팅하고 테이프로 떼어낼 경우 최초로 형성되는 균열이 더 깊어져 결과적으로 더 큰 층수의 그래핀이 얻어진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수 mm 면적의 단일 층부터 이중 층 그리고 최대 40층까지 층수가 제어된 그래핀을 얻을 수 있다. 기존 박리법 대비 약 4천 2백 배 넓은 면적의 단일 층 그래핀을 얻어낸 것이다. 또한 단위면적당 단일 층 그래핀의 밀도가 최대 6천 배 가량 증가할 정도로 높은 수율을 확보했다.

 

[사진1] © 이재현 교수, 아주대학교

필름에 따라 박리되는 레이어가 다르다. 필름의 종류에 따라 빨간 선에 따라 분리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2] © 이재현 교수, AAAS Science Advances

단층의 밀도 측면에서 표준 기계적 박리(PVD)보다 더 나은 결과를 보여준다. 면적을 계산하는 임의의 영역에 단층 그래핀이 차지하는 (1mm^2 표준 박리법의 경우 단층의 밀도가 0.0096%로 측정된다) 그러나 그림 H에서 볼 수 있듯이 이번 방법은 34%(± 2.5) 대에 위치한 단층 커버리지가 일부 지점에서 최대 58%까지 이어진다. 단층 그래핀의 크기와 밀도의 재현성으로 이번 연구 방법을 통해 박리한 그래핀이 정밀도가 제어된 방식으로 단층 그래핀을 박리하는 신뢰할 수 있는 방법임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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