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1년 임기’ 시장 쟁탈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얼핏 보면 겨우 1년짜리 시장이 뭐가 중요한가 싶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다면 현역 프리미엄을 안고 재선할 확률이 높으며 내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 모두 영향을 주는 만큼 그 중요성은 어느 선거보다 크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선 대선과 지선을 고려한다면 이겨야하는 선거다. 야당인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입장에선 사상 초유의 선거 4연패를 탈출하고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승리가 필요하다. 보궐선거를 보름쯤 남기고 부산시장 후보진은 박형준과 김영춘. 서울시장은 박영선과 안철수 그리고 오세훈 세 후보로 좁혀졌다. 멀어만 보이는 부산과 달리 바로 옆 서울시장 선거는 경기도와 인천까지 큰 영향을 끼치는 만큼 우리 학교 학우라면 선거를 신경쓸 수밖에 없다.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진 세 후보는 각자 어떤 공약을 준비해왔을까. 부동산과 인프라 두 가지 키워드로 후보들의 공약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부동산, 중도층 표심잡기의 핵심.

주목할 공약은 부동산이다. 부동산을 잡는 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한다. 이번달 5일과 6일 중앙일보에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18~29세의 41.9%가 선거 최대 변수를 부동산으로 뽑았다. 30대에선 44.2%나 됐다. 주택 가격이 폭등하고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젊은 세대에게 부동산은 필수부가결한 존재다. 이미 성향이 정해진 다른 세대들과 달리 2030은 무당층 색채가 강하다. 이번 달 2일부터 4일까지 한국갤럽에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20대 응답자 중 50%가 자신이 무당층이라고 답할 정도였다. 30대는 32%였다. 1%p가 중요한 후보들 입장에선 이미 투표자가 정해진 사람들을 설득하기보단 무당층 표심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후보들은 2030 표심을 잡기 위해 부동산 공략에 나섰다. 모두 각기 다른 공약을 준비했지만 서울 내 부동산 인프라 확충 공약은 하나씩 준비돼있는 상태다.

박 후보는 부동산 정책으로 5년 이내 공공분양 주택 30만 호 건설을 내세웠다. 경부고속도로를 지하화한 후 남은 토지를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후보는 도로를 지하화하며 생기는 땅은 시 소유가 되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부고속도로를 지하화하면 10만 평에 달하는 토지가 남는다는 계산까지 마친 상태다. 박 후보는 해당 토지에 공공주택을 지어 분양하면 평당 1000만원에 분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공주택 분양을 내세운 박 후보와 달리 안 후보와 오 후보는 아파트 건설 규제를 완화하거나 민간주택을 공급하는 정책에 나섰다. 집권 여당의 정책에 따라 공공주택 보급 공약을 내세운 박 후보와 차별점을 띄는 모습이다. 안 후보는 서울시장 후보자 중 가장 많은 74만 6천 호 보급 공약을 내세웠다. 5년. 박 후보와 동일한 기간 동안 박 후보보다 44만 6천 호를 더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전철을 지하화해 5만 호를 공급하고 역세권과 준공업지역 그리고 유휴부지를 개발해 40만 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기존 건물들을 재개발하거나 재건축하며 30만 호를 더 공급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건축되는 주택들의 용적률을 상향하고 인허가를 간소화할 예정임을 밝혔다. 주택은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개발 및 민관합동개발방식으로 지어질 예정이다. 또한 무주택자의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1주택자의 취득세ㆍ인하세를 완화함과 동시에 고가주택의 보유세를 상향하며 무주택자 및 1주택자 표심 잡기에 나설 전망이다.

이번 선거에서 부동산 정책은 안 후보의 핵심 정책이다. 그만큼 부동산이란 키워드에 집중하고 중도층 표심을 잡으려는 모습으로 보인다. 실제로도 안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중도 지지층으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아왔다.

안 후보가 신규 주택 건설에 초점을 맞췄다면 오 후보는 규제 완화와 폐지에 집중하고 있다. 오 후보가 제시한 신규주택 공급 수는 36만 호다. 오 후보는 서울시에만 존재하는 제2종 일반거주지역 7층 이하 규제를 폐지하고 용적률을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한강변 아파트 35층 이하 규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정책들은 모두 전임 시장인 박원순 前 시장이 내세운 정책들이다. 오 후보는 박 전 시장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규제를 완화하고 재건축 및 재개발 아파트의 제한을 대폭 풀겠다고 밝혔다. 박 전 시장은 재임 시절 오 후보가 펼친 뉴타운 계획을 철회하고 재개발을 제한하는 등 개발을 반대하는 정책을 펼쳤다. 오 후보는 재건축 및 재개발 규제 완화를 통해 총 18만 5천 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공공주택과 민간주택을 섞어 공급하는 정책을 펼친다. 오 후보는 자신이 시장 재임 시절 도입했던 장기임대주택 정책 ‘시프트’를 통해 5년내에 7만 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정책에 따르면 전세 시세의 80% 이하로 최장 20년까지 주택을 임대할 수 있다. 또한 소규모 필지를 보유한 이웃들이 함께 개발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모아 주택’으로 3만 호를 공급하고 기존 서울시 공급계획으로 7만 5천 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인프라 개선, 수도권과 직결되는 문제

부동산이 서울 내부의 문제라면 인프라(사회간접자본)는 수도권과도 연계되는 문제다. 서울 내부에서 펼쳐지는 개발 산업은 서울 지역과 붙어있는 경인 지역까지 영향을 미친다. 사업을 통해 지어지는 다양한 시설은 강북권과 강남권의 격차를 좁히기 때문에 부동산 문제와도 밀접하게 연결돼있다. 다만 수익성이 떨어지고 건설 과정에서 여러 부처와 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공약이 무산될 확률도 잦다. 각 후보들은 인프라와 관련해 어떤 공약을 내세웠을까?

(박 후보가 내세운 핵심공약 수직정원도시)

‘21분 컴팩트 도시’는 박 후보가 내세운 핵심 공약이다. 서울을 인구 50만명 기준 21개 다핵 구조로 재편해 21분 내 교통 거리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공약이다. 박 후보는 권역별로 ▲교육 ▲문화 ▲보건의료 ▲보육 ▲쇼핑 ▲여가 ▲직장이 자족적으로 충족되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컴팩트 도시 공약을 위해 서울형 수직정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만들어진 수직정원엔 스마트팜 기술을 도입해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먹거리도 공급하는 친환경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수직정원을 만들어 각종 생활 시설을 설치하고 서울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부상시킨다는 입장이다. 박 후보는 만들어진 수직정원에 ▲노약자 ▲무주택자 ▲신혼부부 ▲청년 ▲필수노동자들이 우선적으로 거주할 것이라 밝혔다. 박 후보는 21분 컴팩트 도시 공약을 통해 서울시 내부 시설을 대폭 신설하고 강남권과 강북권의 차이를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박 후보는 소상공인의 안정적인 수입을 위해 구독경제 도시 모델을 제시했다. 서울시에서 독자적인 구독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청년디지털지원단을 설치해 점포들이 디지털 운영을 할 수 있도록 돕고 디지털 화폐인 서울사랑상품권을 1조 원어치 발행해 서울시의 디지털 구독경제를 활성화할 전망이다.

안 후보는 자신을 대표하는 인터넷 백신 V3을 오마쥬한 경제전략목표 V4 정책을 내세웠다. V4 정책은 ▲지식자본도시 서울 ▲코스모폴리탄 서울 ▲융합경제 서울 ▲공유가치 서울로 이루어진 정책이다. 먼저 지식자본도시 정책에선 서울을 상징할 수 있도록 글로벌 지식기업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코스모폴리탄 정책에선 G20처럼 G40과 같은 형태로 서울이 주도하는 전 세계 40개 도시 시장이 모이는 협의체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융합경제 정책은 융합경제 혁신지구를 조성해 공공과 민간 사이 경제적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는 문화와 산업간 융합을 만드는 정책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공유가치 정책은 공유가치 창출을 위해 도시 생태계를 강조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정책이라고 밝혔다.

안 후보는 V4 정책 수립을 위해 융합경제 혁신지구 10곳을 지정하고 국철 지하화 구간을 활용해 서울형 테크시티 6곳을 조성하며 민관협력으로 소상공인 안심 재단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서남권 ▲동북권 ▲서북권 ▲동남권 서울 4대 권역별로 각기 다른 인프라 공약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서남권에선 구로차량기지를 신속하게 이전하고 일대 재개발 지역을 엮어 지역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한 영등포역에서 금천구청역 구간을 지하화하고 역세권을 복합개발할 것이라 밝혔다.

동북권에선 청량리에서 신내동까지 서울 동북부를 관통하는 지하철 면목선을 조기착공할 것이라 밝혔다. GTX-BㆍC 노선이 교차하는 청량리역을 수도권 교통허브로 만들고 면목선과 강북횡단선 그리고 우이신설선을 방학동까지 연장하고 4호선 급행화을 급행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돔구장과 스타필드가 결합된 상업문화컴플렉스를 입지시켜 동북권에 부족한 문화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서북권에선 서울혁신파크를 건설해 고품격 경제문화타운으로 재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유진상가와 인왕시장 일대를 상업문화복합 랜드마크로 개발해 문화 도시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수색과 상암 일대엔 4차 산업형 핵심 일자리 거점 조성하고 강북횡단선을 조기 착공 및 간호대역을 신설하며 인프라 발전에 힘쓸 것이라 밝혔다. 동남권에선 코엑스-잠실간 특별대책을 추진하고 국제교류 복합 지구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밝혔다. 또한 신분당선을 서북부로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신분당선은 우리 학교와도 연결돼있는 만큼 오 후보의 공약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오 후보는 ▲관악구 ▲구로구 ▲금천구 ▲마포구 ▲영등포구 ▲용산구 ▲은평구 ▲서대문구 등 지역별로 세부적인 인프라 공약을 내세웠다.

So what?

공약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특이하게 모든 후보가 1년이 아닌 5년을 바라보고 공약을 내세웠다. 특히 부동산 정책에선 세 후보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5년내에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당선시 보장되는 임기 1년과 재선 후 4년을 염두에 둔 기간이다. 세 후보 모두 당선시 공약추진을 위해 시민들에게 재선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얼핏보면 거기서 거기인 공약으로 보이지만 세 후보 모두 각자의 특수성을 내세운 공약을 선보였다. 박 후보는 21분 컴팩트 도시로 모든 시민들에게 기본적인 인프라를 보장하는 정책을 내세웠다. 안 후보는 부동산에 올인했다. 당선시 75만 호에 달하는 막대한 주택을 짓겠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각 구별로 세분화된 공약을 내세운 것이 포인트다. 크게는 권역별로 좁게는 구별로 구민들의 구미를 당길만한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서울에 주소지를 둔 학우들에게) 당신은 어떤 후보를 선택할 것인가. 당신의 선택에 짧게는 1년. 길게는 5년이 될 서울 시민들의 운명이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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