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우리 학교 공지사항에 소비조합을 운영할 수 없다는 장문의 글이 올라왔다. 소비조합 권순정 이사장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19 (이하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수업이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캠퍼스 내 유동인구는 크게 감소했고 소비조합 매출은 전년대비 80% 이상 떨어졌다. 학교 측과 소비조합은 근로시간을 단축하거나 임금을 교섭하는 등 소비조합 유지를 위해 노력했지만 경영난을 극복하긴 힘들었다. 어느 정도 정상화가 이뤄진 올해마저 재정난은 극심했고 결국 소비조합 이사회는 이번 달 9일 해산을 결의했다. 현재 소비조합은 운영되곤 있지만 청산절차가 마무리되는 즉시 사라질 상태에 처해있다.

우리 학교에 24년간 매점 서비스를 제공하던 소비조합이 폐지됐다는 소식에 안타까움을 그칠 수 없다. 그동안 소비조합은 우리 학교 학생들을 위해 일반 슈퍼보다 저렴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물건을 판매했다. 거의 모든 물건들이 소비자가격보다 몇백 원씩 저렴한 가격에 판매됐기에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곤 했다. 소비조합은 벌어들인 돈을 학생들에게 다시 기부하면서 베풀기도 했다. 소비조합은 지난해 3천만원을 포함해 현재까지 4억원을 본교 장학금으로 기부하며 베풀었다.

필자도 기숙사에 위치한 매점에서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구매한 기억이 있다. 편의점보다 저렴한 가격의 물건과 학생들을 배려해 개별로 판매되던 과자들. 매점 점원분들이 친절했기에 더욱 기억에 남는다. 매점을 보면 어릴 적 동네에 있던 슈퍼마켓이 생각난다. 편의점만큼 깔끔하진 않지만 투박함의 멋이 있고 정이 남아있는 곳이었다. 매점 대신 편의점이 들어서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편의점으로 전락할 것이라 생각하니 안타깝다.

어디서든 볼 수 있는 편의점을 입점시키기보단 아주대의 역사와 함께한 정이 가득한 매점을 남기는 건 어떨까. 나와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학생회와 협의하고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 학교 측에 직접적으로 소비조합 유지를 건의해봤으면 한다. 실제로 교내 게시판인 에브리타임이나 학교에 바라는 글 게시판에도 매점과 관련해 안타까워 하는 의견이 다수 존재한다. 비슷한 의견들을 결집해 학교에 학생들의 의지를 전하는 노력이라도 해보는 것 어떨까. 대면 수업의 증가로 학교 유동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와중에 소비조합 해산은 안타깝다. 마지막으로 매출이 감소하고 유동인구가 줄어들 때도 매점을 떠나지 않고 지켜주신 여사님들께 죄송하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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