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에는 총장과 이야기할 수 있는 특별한 자리가 있다. 바로 ‘총장님과 함께하는 티타임’(이하 티타임)이다. 올해로 3주년을 맞은 티타임 프로그램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7개월간 중단됐다가 지난해 11월부터 재개했다. 학생회관 카페에서 매주 월요일 12시 45분부터 30분간 진행되고 별도의 신청이나 절차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Q. 해당 프로그램을 개설하게 된 계기와 취지가 무엇인가요?

A. 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다. 기존 ‘총장 핫라인’은 글로만 학생의 상황과 배경을 들을 수 있는 일방향 소통이었다. 학생들과 직접 소통하는 것을 목적으로 티타임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티타임 프로그램의 장점은 손쉬운 접근성과 확실한 개인정보보호이다. 한 번에 두세 명의 적은 인원들과 이야기한다. 학생들로서는 소수로 이뤄지고 기록이 남지 않고 배석자가 없어 부담 없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Q. 보통 학생들과 어떤 이야기를 하시나요?

A. 주로 불편 사항 개선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학생들이 가져오는 주제의 반은 건물의 냉·난방 문제나 온수 문제 등 교내 시설의 이용 불편 문제이다. 티타임을 진행하며 학생들 이야기 속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된 사례들이 많다. ▲작은 강의실 ▲기숙사 비데 설치 ▲등록금이 분할 납부 요청 ▲졸업 예정자의 학적 유지 방법에 대한 문의도 거의 해결이 된 상태이다. 현재 기숙사 모든 층에 적어도 한 개 이상의 비데가 있고 등록금 분할 납부 제도와 학적 유지 제도를 만들었다. 이 밖에도 진로 상담과 과제 및 프로젝트 관련 도움을 요청하는 학생들이 있었다. 티타임 당일 프로그램을 알게 되어 즉흥적인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학생들도 종종 있다.

 

Q. 프로그램을 진행한 후 총장님 생각의 변화가 있으셨나요?

A. 학생들의 생각을 들으며 트렌드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약간의 소음이 있어도 되는 개방형 열람실이 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 학생들이 있었다. 학생들이 원하는 학습 공간이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학기에 24시간 운영되는 토론이 가능한 열람실을 만들 계획이다. 학생 중에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져오는 학생들도 많다. 학교기념품 사업을 제안하며 직접 디자인을 해오는 학생도 있었다. 이를 받아들여 현재 기념품을 제작하는 중이다.

 

Q. 특별히 기억에 남는 학생이나 대화 주제가 있으셨나요? 왜 기억에 남으셨나요?

A.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실제 성과를 낸 두 사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한 번은 천문 동아리 학생이 천체 망원경이 노후화돼 동아리 활동이 힘들다는 고충을 토로했다. 형평성과 예산 부족을 이유로 학교에서는 지원이 불가했다. 오픈하우스나 공개 관측회로 기금을 마련해보라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이후 매 학기 한 번 동아리나 소학회의 제안서를 받아 하나의 동아리나 소학회를 선정해 활동을 같이하고 동아리에 필요한 것을 선물로 주는 ‘총장이 간다’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모든 동아리와 소학회가 신청할 수 있으므로 형평성과 공정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아이디어톤 개최를 목표로 파란학기제를 준비하는 다섯 명의 학생들이 예산 유치에 관해 자문을 구했다. 졸업생의 기업이나 수원시 청년 담당부서 그리고 수원시 의회에서 설명회를 열고 지원을 요청해보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노력으로 목표치보다 더 많은 예산을 모았고 수원시 컨벤션 센터를 이틀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1천만 원이 넘는 가치를 가진 기회다. 전국에서 2백 명이 넘는 학생들이 참가했고 수원시의원과 미국 의대 교수님을 포함한 심사위원들도 초빙해 무사히 경진대회를 마쳤다.

 

Q. 프로그램을 진행하시면서 힘드시거나 어려움을 느끼신 적 있으셨나요?

A. 티타임을 통해서 많은 문제가 해결됐고 학생들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었지만 해결이 어려운 문제를 가져오는 학생들도 있어 난감한 경우도 있었다. 학교운영과 관련된 사안이 많은 만큼 학생의 의견도 고려하면서 구성원 전체에 대한 형평성과 공정성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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