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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에 담긴 우리나라 이야기 보따리화폐와 우리 문화, 우리 민족
  • 신주연 기자
  • 승인 2014.05.23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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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의복, 식품, 거주 공간부터 시작해 여가생활을 누릴 수 있게 하는 모든 물품들의 가치는 화폐단위로 측정되며 매매된다. 과거에 화폐는 물물교환을 위한 수단 자체로 의미를 가지고 있었던 반면 현재 화폐는 생활수단으로써 기능은 물론 예술로서의 가치를 함께 지니고 있다. 화폐는 인류 역사와 함께 발전해 온 예술적, 문화적, 경제적, 상징적 산물이다. 현대의 화폐는 한 나라의 특징, 성격, 역사 등 다양한 문화들을 알 수 있도록 표현되고 있다.
우리나라 화폐 디자인의 특징은 크게 화폐도안, 색상을 통해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화폐도안은 주로 인물, 문화재, 동·식물을 사용하고 있다. 화폐는 온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항상 사용하는 공공재이기 때문에 화폐도안에는 예술적 측면은 물론 국민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사회적 측면에서의 고려도 필요하다. 이에 화폐도안의 소재로 국민들로부터 추앙받는 인물 또는 문화적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는 문화재를 채택하는 경우가 많다.

시대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화폐
우리나라는 대한민국 건국 초창기에 해당하는 1950년부터 1962년 화폐개혁 이전까지 화폐 도안 소재로 ‘대한민국의 독립 또는 건국을 상징하는 도안 소재’가 주로 이용됐다. 이 시기에 지폐에는 ‘건국의 상징’인 이승만 대통령이 단골로 등장한다. 또한 독립을 상징하는 독립문, 탑골공원, 광화문, 거북선, 무궁화 등이 쓰인다.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과거 외세의 침략을 받았거나 식민 통치를 경험한 많은 나라에서 자국의 독립과 해방을 위해 외세와 투쟁한 민족지도자들을 화폐도안 소재로 채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도의 경우 간디의 초상을 화폐의 앞면 도안에 공통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필리핀도 식민지배국인 스페인에 저항해 독립을 선언한 에밀리오 아귀날도의 초상을 앞면에 싣고 독립선언식 장면을 뒷면에 사용하고 있다.

지폐를 통해 알게 된 우리나라의 유교적 성향

▲ 출처 : 한국은행

1972년 이후 급속한 경제발전에 따라 거래 규모 확대와 물가상승으로 새로운 고액권이 필요해짐에 따라 오천원권, 만원권, 천원권 액면이 새롭게 도입됐다. 앞면에는 세종대왕, 율곡 이이, 퇴계 이황, 충무공 이순신 등 선현의 초상이 등장하고 뒷면에는 ‘그 선현과 관련성 높은’ 근정전, 경희루, 오죽헌, 도산서원, 현충사 등의 건축 문화재가 등장했다. 당시 만원권에 석굴암 여래좌상을 도안소재로 사용하려 했으나 사회 일부에서 정부가 특정종교를 두둔한다고 문제를 제기해 세종대왕 초상으로 바뀌었다. 이 때 선정된 인물초상은 모두 “이씨 성을 가진 조선시대 남성”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가 남성중심의 유교적 사회였음을 알 수 있다. 인물초상을 도안으로 쓰는 기능적 측면에서 인물초상을 모방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어렵고 모방하더라도 작은 차이까지 쉽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위·변조 방지에 있어 용이하다.

화폐 안에 들어있는 다양한 도안들의 의미

▲ 출처 : 한국은행

우리나라 백원권, 1천원권, 5천원권, 1만원권, 5만원권의 화폐도안 소재로 인물초상이 쓰인다면 50원권과 5백원권은 동·식물을 소재로 사용하고 있다. 동·식물을 화폐의 도안으로 사용하면 자국 동식물의 홍보효과뿐만 아니라 화폐의 도안을 보다 특색있게 꾸밀 수 있는 효과도 있다. 50원권에 벼이삭이 등장하게 된 계기는 국제식량농업기구에서 세계식량의 날을 기념하기 위한 ‘주화 발행권장’에 따라 1972년 우리나라 농작물 중에서 가장 오래 전부터 재배된 것으로 추정되는 쌀을 주제로 벼이삭과 잎사귀를 도안해 발행했다. 쌀 도안에는 풍년에 대한 소망이 담겨있다. 5백원권의 겨울철새 학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국제 보호조다. 학은 우리나라에서 많은 그림이나 예술작품의 소재가 되고 있는데 십장생의 하나로 예부터 한자문화권에서 도교 등의 영향을 받아 고귀함, 신선함, 그리고 장수를 뜻하던 동물이다. 5백원권에 있는 비상하고 있는 학의 모습은 무궁한 발전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처럼 화폐도안에는 우리나라의 문화와 민족의 사상이 담겨있는 역사박물관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우리민족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색채 의식을 갖고 있다. 전통고유의 색상을 음양오행 사상에 비춰 볼 때 사상체계를 바탕으로 한 뚜렷한 사계절과 그에 따른 의식주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우리 민족의 색체 의식이 형성돼 왔다. 현재 우리가 볼 수 있는 전통색의 선명하고 다양한 색채는 조선시대의 색문화이다. 이는 화폐 속 색채에 큰 영향을 주고 있으며 색 선정은 자연을 통해 자연의 색을 만들고 자연을 닮은 우리민족만의 예술의식과 미감을 발전시켜왔다.

참고자료 : 화폐디자인 속 문화재 유형 연구, 용수정
화폐기능, 화폐의 발달사와 우리나라의 화폐수요 및 화폐 속의 한국문화에 관한 심층 분석

신주연 기자  ssinjuu@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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