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635호에서 내게 가장 직접적으로 다가온 것은 족보였다. 현재 학과에서 족보 문제가 심각하다고 느껴본 적은 없었으나 다른 대학 혹은 다른 학과 친구들은 족보에 예민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학과 내에서 선후배 관계가 성적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 자체도 중요하지만 족보라는 주제에서 더욱 중요한 점은 대학 수준이 하락한다는 점이다. 비록 80, 90년대에 대학을 다녀본 적이 없기에 당시에 얼마나 족보가 성행했는지를 지금 상황과 단순 비교하긴 힘들지만 휴대전화와 카메라의 보급을 생각하면 족보가 줄어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안 그래도 대학 내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족보까지 늘어나는 것은 국내 대학 전반적인 수준 하락이라는 결과로 이어진다. 물론 여기에는 매년 같은 내용의 수업과 시험만 진행하시는 교수님들의 공도 없지 않다.

공무원 고졸 채용 확대에 관한 기사도 흥미로웠다. 사실 이러한 정책이 수립됐는지도 몰랐기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볼 수밖에 없었다. 기사를 읽고 든 생각은 정부의 조급함이 이러한 역차별적 정책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학벌주의를 타파했다는 평가를 듣고 싶으며 그 기간은 짧을수록 좋다. 여기에 가장 안성맞춤인 부분은 빠르게 적용할 수 있고 국민의 관심도 어느 정도 있는 공무원 채용이다. 그러나 대학에 공무원 학과가 없듯이 대학과 공무원 시험은 별 관련이 없다. 다만 자신의 전공에 따라 유리한 부분이 다소 존재할 뿐이다. 그런데도 공무원 시험에 고졸과 대졸을 구분하여 차이를 두는 것은 차별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들의 평가가 아니라 진심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더 신경 쓴다면 이러한 계산적인 정책이 아니라 사람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현재 공무원 사회는 고졸과 대졸, 대졸 사이에서도 명문대와 비명문대로 나뉘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고졸 공무원의 수를 늘린다고 해결이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이번에 당선된 ‘다움’ 총학생회의 공약 중에 장애인 학우에 대한 공약이 부족하다는 점은 분명 아쉬웠다. 공청회에서도 확실한 답을 얻지 못했고 이는 장애인들의 학습권 침해로 이어진다. 하지만 기사에서 의문이 든 점은 언급된 성소수자나 채식주의자들의 인권을 학교 차원에서 고려해야하냐는 것이었다. 내가 그들의 입장이 아니여서일까? 장애인을 제외한 소수자들이 학습권을 침해받는 경우가 뭐가 있을까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이 별로 없다. 성소수자라고 수강신청을 못 하는 것이 아니며 학점에 불이익을 받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 고기가 들어가는 교내식당에서 채식주의자들은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채식주의자 전용 식당을 교내에 배치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모든 학우를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투표제도 도입하지 못하는 상황이기에 더욱. 동성애가 고대 그리스의 멸망 원인이라고 잘못 가르치는 교수님은 그 자리에서 혹은 강의평가에서 바로잡으면 된다. 동성애 반대 성명을 하신 교수님에게 생각이 다르다고 우리가 성명을 못하게 막을 권리가 있는가? 소수자의 인권은 지켜져야 함이 분명하지만 그것이 학교 차원에서 실현되어야 할 필요성은 아직까지 느끼지 못했다.

우리 학교 학보를 제대로 읽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덕분에 교내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고 사회문제도 다시 되짚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내 의견도 정리해보면서 주변 사람들과 의견도 나눠보는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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