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의 장애 학우들이 장애 학우들을 위한 시설의 부족으로 학습과 교내 이동에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장애 학우들은 휠체어 책상의 위치 문제와 건물 진입이 어렵다는 점 그리고 점자 블록이 미비한 점을 지적하고 있다.

 

휠체어 책상의 위치와 무분별한 이동으로 불편 따라

지체장애 학우를 위한 휠체어 책상의 위치로 인해 장애 학우의 시야 확보가 힘들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휠체어 책상은 대부분 불가피하게 강의실의 앞쪽 구석에 위치해있다. 휠체어 책상이 일반 학우의 책상과 함께 위치하고 있을 때 휠체어에 올라탄 장애 학우의 앉은키가 비교적 커 일반 학우의 시야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휠체어의 크기가 일반 의자보다 커 공간을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일반학우의 진로에도 방해가 된다. 

이로 인해 도리어 장애 학우의 학습을 위한 시야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익명의 학우는 “강의실에서 화면이나 교수님이 잘 안 보일 때가 있다”고 불편함을 전했다. 수업을 진행하는 교수의 재량에 따라 일반 학우의 불편이 없는 한에서 위치 조율이 가능하긴 하지만 불편을 없애기 위한 뚜렷한 해결책은 없는 실정이다. 

또한 ‘절대 이동 금지’라는 문구가 책상에 쓰여 있음에도 장애 학우를 위한 책상이 사라지기도 한다. 수업 활동의 편의를 위해 책상을 치웠다가 원상태로 돌려놓지 않는 학우가 많기 때문이다. 결국 휠체어 책상이 없어져 장애 학생 도우미가 다른 교실에서 임의로 책상을 가져오는 일이 반복되면서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그 때문에 휠체어 책상이 사라졌을 때 조속하게 책상이 배치되기도 어려우며 수업을 듣기 직전 책상이 사라진 것을 발견하는 장애 학우들은 그 수업에서 책상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익명의 학우는 “보통 휠체어 책상이 없어질 때 장애학생지원센터에 얘기하면 책상을 놔주시지만 늦어질 때도 가끔 있다”고 전했다.

장애 학우들은 일반적으로 개강 첫 주 장애학생인권센터에 강의실별 학생보조기구 사용신청서를 제출한 뒤 휠체어 책상을 지원받는다. 하지만 신청 결과가 반영되는데 시간이 걸려 장애 학우들을 위한 책상이 배치되는 데에는 약간의 시간이 소요된다. 익명의 학우는 “개강 첫 주에 신청을 받기 때문에 첫 주 수업에는 책상이 없을 때가 많다”고 불편을 말했다.

 

 

 

지체장애 학우 홀로 건물 진입 어려워

건물 진입에 있어서의 어려움도 애로사항 중 하나이다. 실제로 ▲다산관 ▲성호관 ▲율곡관 ▲종합관 건물 출입문들을 확인했을 때 모두 바깥쪽 출입문이 개방돼있지 않았으며 담당자가 아닌 사람이 문을 고정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또한 보안요원 대부분이 휠체어를 탄 학우들이 출입문으로 인해 불편함을 겪는 사례를 자주 본다고 전하기도 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익명의 학우도 “다산관에 문을 연 뒤 고정이 되지 않는 문이 있어서 들어가기가 불편하다”며 “도움을 주는 학우들이 있지만 개선이 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설팀 측은 이에 대해 “장애학생지원센터를 통해 학우 의견 수렴을 한 뒤 검토를 통해 설치가 가능하다”며 설치가 불가능한 문제는 아님을 전했다. 하지만 종합관 담당자는 “종합관 출입문 같은 경우는 원래 고정이 가능했지만 에너지 절약과 보안상의 문제로 일차 출입문의 고정 장치를 제거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말했다. 한편 율곡관은 장애 학우들을 배려해 평일 낮에는 자율적으로 정문 출입문을 개방 고정하고 있다.

 

점자블록 미설치 구역도 많아

휠체어 책상 배치와 건물 진입 문제 외에도 우리 학교 시각장애 학우들은 캠퍼스 보행에 어려움이 겪고 있다.

이전부터 점자블록 확대에 대한 요구는 있었으나 율곡관 뒤편과 도서관 옆 도보 등 여전히 설치되지 않은 곳이 많아 시각장애 학우들이 길을 걷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시각장애를 가진 윤정식(행정·3) 학우는 “우리 학교 안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제대로 설치돼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며 “특히 운동장 쪽 교문 방향 도보의 경우 학생들이 몰리면 피해 다니거나 운동장 쪽으로 붙어서 가야 해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시각장애 학우의 생활도우미 업무를 맡은 이승우(기계·4) 학우 또한 “도보 점자블록의 배치가 불규칙하다”며 “이로 인해 시각장애학우들은 가까운 거리라도 돌아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건물 내 사정은 더 심각하다. 건물 입구와 화장실을 제외한 곳에는 점자블록이 전무하고 강의실 혹은 사무실을 찾기 위해 사용되는 점자 안내판 역시 찾아보기 힘들다. 신축 건물의 경우에는 점자 안내판을 설치하고 있으나 대다수의 기존 건물에는 설치돼있지 않아 시각장애학우들의 통행에 지장을 주고 있다. 이 학우는 “시각장애 학우들이 건물 내에서 항상 생활도우미를 필요로 하는데 이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시각장애인학우들이 혼자서도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시설팀 홍영수 과장은 “현재 사업의 우선순위에 따라 연차적으로 보도블록을 교체하는 중이다”며 “점자블록의 경우 많은 예산이 필요한 사업이라 예산을 마련하는데도 시간이 걸린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시설팀은 최근 캠퍼스 플라자에 점자안내판을 설치했고 이번 하계방학 기간에는 율곡관 뒤편에 점자블록을 설치할 예정이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문제가 존재한다. 교내 곳곳에 설치된 볼라드 또한 장애학우들의 보행에 불편을 끼친다. 율곡관에서 성호관으로 내려가는 내리막길도 설치된 볼라드의 위치를 알 수 없어 앞이 보이지 않는 학우들이 계속해서 부딪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볼라드의 재질 또한 철이기 때문에 충돌 시 중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시설팀 신정철 계장은 “볼라드의 경우 불편사항을 접수받은 적이 없었다”며 “이후에 장애센터 측과 협력해 문제를 해결해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Tip. 볼라드: 자동차가 인도에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차도와 인도 경계면에 세워 두는 구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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