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의 영역을 확장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이며 어떻게 가능한가.  

다소 난해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다르게 말하면 자신을 규정하는 경계의 범위를 늘리겠다는 말이다. 가장 쉽게 생각해볼 수 있는 예시는 청소다. 우리는 청소를 하면서 방을 정리한다고 생각하지만 어떻게 보면 자신의 존재 자체를 정리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철저히 일상적인 일에서 좌절한다. 늦잠을 자서 수업을 놓치거나 해야 할 과제를 미루거나. 그런 상황에서 대부분은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을 탓한다. 하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미루고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이유는 그 일들이 불가항력이어서가 아니라 자신이 책임져야 할 영역에 책임을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청소를 하려고 마음먹은 순간을 상상해보라.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사소한 먼지까지 눈에 들어온다. 그 존재를 인지한 순간 그것들은 우리의 영역 안으로 들어온다. 우리는 항상 높은 목표를 설정한 후 그것에 도달하지 못하며 그 결과를 두고 실패라고 부른다. 이에 반해 청소는 사소하지만 인간이 환경을 통제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학보사 기자 활동은 나에게 ‘청소’다. 맡은 기사에 책임을 져야 하는 사실과 더불어 자신이 속한 세계의 긍정적 발전을 위해 기자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한계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게 한다. 

기자는 그 존재의 정의 자체가 자신이 속한 세계를 포함하고 있다. 이는 기자의 무게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영역을 넓혀나가는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주변을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 그리고 그를 찾기 위해 주변을 새로이 인식하게 되는 이 일련의 과정에서 스스로의 세계를 넓혀왔고 또 넓혀갈 것이다. 

저작권자 © 아주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