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대 총학생회(이하 총학) 보궐선거를 비롯한 일부 학생회의 보궐선거 도중 몇 가지 문제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온라인 투표의 필요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으나 아직까지 우리 학교에서는 온라인 선거를 진행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다.

이번 선거에서 일부 투표소의 기표용구와 투표용지에 여러 문제 상황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개표 과정에서 무효표로 의심되는 표가 다수 발견됐다. 특히 이는 ▲동·서관 ▲성호대교 ▲원천관 굴다리 ▲홍재관 지하 투표소의 투표용지에 집중적으로 발생했으며, 대부분 기표용구와 투표용지의 문제에 의한 것이었다.

야외에서 투표가 진행됐던 동·서관과 성호대교 투표소는 기표용구가 바람에 날려 투표용지에 찍힌 도장을 개표 과정에서 선거관리위원들이 식별하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원천관 굴다리 투표소에서는 참관인 도장이 두 개가 찍힌 투표용지가 있었으며 홍재관 투표소에서는 기표용구가 두 개가 놓여 있었음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러한 투표용지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관위)는 개표 중 여러 차례의 의결을 통해 유효표와 무효표를 구분하는 과정을 반복해야만 했다.

그 외에도 선관위 내에서 수천 장이 넘는 투표용지를 관리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더불어 개표 과정 또한 수천 장의 표를 일일이 확인해야 해 장시간 소요된다. 이번 선거에 중선관위원으로 참여한 전 사회과학대학 비상대책위원장 송지수(사회·4) 학우는 “약 6천 장의 투표용지에 일일이 중선관위의 도장을 찍고 늦은 시간까지 개표 작업을 하는 일이 매우 힘든 일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온라인 투표를 도입한 타 대학들

대학가에서는 오프라인 투표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온라인 투표를 도입하는 추세다. 이미 몇몇 대학은 주요 선거에서 온라인 투표를 시행했다. 대표적으로 연세대학교(이하 연세대)는 지난 1월 4일부터 3일간 진행된 총여학생회 폐지에 관한 학생 총 투표를 전자 투표로 진행했다. 우석대학교 진천캠퍼스(이하 우석대)도 지난 해 11월 26일 총학생회 및 단과대학 학생회 선거(이하 학생 대표 선거)를 온라인 투표로 시행했다.

우석대 제4대 총학생회 ‘새봄’(이하 새봄) 측은 “의사 표시를 위해 투표 현장까지 직접 와서 해야 한다는 문제점을 해결하고 공정한 선거를 실행하고자 온라인 투표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새봄 측에 따르면 우석대 재학생 1천 2백 명 중 절반 이상인 7백19명이 온라인 투표로 선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투표에 참여한 학생들은 각 대학의 포털사이트에 등록된 개인정보로 본인 인증을 통해 간단히 투표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었다. 또한 매크로와 같이 우려되는 부정행위도 거의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새봄 측은 “온라인 서버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 상황이 일어나지 않아 타 캠퍼스의 선거도 온라인 투표로 진행했다”고 전했다.

 

우리 학교에서는 아직 어려워…

우리 학교에서도 온라인 투표 도입에 대한 안건은 매해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투표 도중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에 대한 우려로 인해 아직까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총학생회장 이기훈(경영·4) 학우는 이를 밝히며 “편의성 증대가 기대되는 한편으로 여러 위험 요소로 인해 오프라인 선거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완벽히 해소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고 견해를 밝혔다. 송 학우 또한 “온라인 투표 도입이 이뤄진다면 무효표 수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서버 관리에 드는 비용과 같은 예산 문제가 있기 때문에 우리 학교에 도입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총학생회 선거운동본부장을 맡았던 김현빈(전자·3) 학우도 “온라인 투표를 잘 운영하기 위해 여러 대학의 사례를 찾아볼 필요성이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학우들 사이에서도 온라인 투표 도입 여부에 대해 의견이 갈리고 있다. 도입에 호의적 입장을 표하는 측에서는 온라인 투표 도입에 따른 긍정적 효과에 대한 기대를 전하고 있다. 이종호(정외·1) 학우는 온라인 투표 도입에 긍정하는 의견을 밝히며 “투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을 것 같다”고 입장을 밝혔다.

반면 부정적 견해를 갖는 쪽에서는 앞서 언급한 매크로의 사용이나 개인정보 도용과 같은 부작용을 우려했다. 진효준(의학·1) 학우는 온라인 투표 도입으로 발생할 긍정적인 요소에는 공감하면서도 “투표가 체계적으로 진행되지 않으면 개인정보 등을 악용한 투표 조작의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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