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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내 뜻대로, 커스터마이징
  • 손수련 수습기자
  • 승인 2019.09.25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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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커스텀 티셔츠 제작 업체인 ‘마플’은 신생 커스터마이징 업체 중 하나였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옷을 만들 수 있다는 ‘마플’의 캐치프레이즈는 당시 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디자인부터 재질까지 아무것도 몰라 걱정 반 기대 반 홈페이지에 접속한 사람들도 10분이면 옷 한 벌을 뚝딱 만들 수 있었다. 홈페이지 접속 후 다양한 종류의 무지 티 중 원하는 옷 종류를 클릭하고 이미 ▲목 뒤 ▲앞면 ▲옆면 ▲측면으로 구성된 3D 옷 모형에 준비한 사진을 넣고 사진과 글씨를 배치한 뒤 색상과 사이즈 그리고 수량을 선택하면 완성이다. 전문지식 없이도 클릭 몇 번으로 시중에 판매되는 의류에 견줄만한 옷을 만드는 것이다. 커스터마이징 전성시대의 전야였다.

2030 사로잡는 커스터마이징

커스터마이징은 생산업체나 수공업자들이 고객의 요구에 따라 제품을 만들어주는 일종의 맞춤제작 서비스를 말하는 것으로 ‘주문 제작하다’라는 뜻의 ‘customize’에서 나온 말이다. 2015년부터 2030세대를 중심으로 퍼진 커스터마이징은 현재는 ▲게임 ▲뷰티 ▲식품 ▲자동차 ▲패션 등 사회 전 분야의 산업에서 유행을 넘어 하나의 소비문화로 자리 잡았다. 기존에는 전문지식이 없는 소비자는 주문제작 상품을 이용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지만 지금은 기성 기업들이 제작을 맡고 소비자들은 선택하는 방식의 커스터마이징이 다수 등장하여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면서도 간편하게 이용 가능하게 되었다.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사례로는 맥도날드가 있다. 맥도날드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시그니처 버거’라는 이름으로 소비자가 직접 커스터마이징 해 먹을 수 있는 버거를 판매하고 있다. 또한 쌍용자동차는 올해 젊은 여성들을 타겟으로 ‘2019 티볼리 아머’라는 이름의 신형 자동차를 출시했다. 이는 색상부터 도어가니시와 펜더 등 자동차의 세부 구성요소 하나하나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자동차이다. MCM과 Fendi 그리고 Dior도 올해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가방 스트랩과 참 장식 그리고 배지는 물론 MCM은 일부 매장에 3D 시뮬레이션 기술을 도입해 가죽 소재와 색상까지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게 한다. 뷰티 분야도 선도적이다. 퍼스널 컬러 열풍으로 소비자들은 그들의 눈에 예뻐 보이는 상품이 아닌 나에게 잘 어울리는 상품을 찾게 되었고 이에 개인 맞춤형 뷰티시장이 대거 등장했다. 에뛰드 하우스는 2018년 고객의 피부 톤을 진단한 뒤 잘 어울리는 파운데이션을 추천해주고 맞춤형 립스틱을 만들어주는 서비스를 확대했다.

위와 같은 다수의 예시들 중에서도 샌드위치 가게인 서브웨이는 커스터마이징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서브웨이에서는 샌드위치의 모든 것을 주문하는 사람의 기호에 맞추어 만들어준다. 15cm와 30cm 중 크기를 선택하고 편의를 위해 구성해놓은 메뉴 중 하나를 고른다. 그 후 여섯 가지의 빵 중 하나를 선택하고 치즈 종류를 선택한 뒤 햄이나 계란 등 기타 추가하고 싶은 재료를 추가한다. 다음으로 야채를 취사 선택으로 넣거나 빼고 소스를 선택한 후 세트 유무를 선택한다. 기성 식품들보다 복잡해 아무도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서브웨이 매장 수는 2014년 1백12개에서 2018년 5월 기준 3백14개로 가히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서브웨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남시연(영문·2) 학우는 “주로 20대에서 30대로 보이는 젊은 손님이 많다”며 “이들은 연령대가 있으신 손님들에 비해 주문이 익숙하고 요구사항이 구체적이다”라고 말했다. 이렇듯 커스터마이징은 새로운 소비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커스터마이징, 기술적 기반이 배경

‘트라이문’은 여성 수제화를 주문 제작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이다. 스마트한 슈즈 쇼핑몰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있는 이 쇼핑몰은 말 그대로 정말 ‘스마트’하다. 사이즈 알고리즘을 자체적으로 개발하여 소비자가 ▲구두를 구매한 후 신지 않는 이유 ▲신발 사이즈 ▲어느 정도의 여유를 두고 신발을 착용하는지 ▲자주 신는 기성화 브랜드 총 네 가지만 답하면 사이트가 자동으로 소비자의 문제를 분석해 알맞은 구두를 추천한다. 현재 트라이문은 증강현실 앱을 개발 중이며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현실 같은 가상 착용 시뮬레이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고객 서비스를 자동화해 소비자들의 질문에 대한 응답이 대부분 100% 챗봇을 통해 이뤄진다. 스타트업임에도 마진율 50%라는 수익을 올리고 있는 트라이문의 성공에는 IT 기술의 적극적 수용이라는 배경이 있다. 이처럼 IT 기술의 발달은 커스터마이징 서비스가 널리 보급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온라인 시장 확대와 3D 기술 발달로 직접 매장에 방문하지 않고도 온라인상으로 실 제품에 가까운 모형을 제공할 수 있게 되면서 커스터마이징 상품의 접근성이 높아지고 수익창출이 가능하게 됐다.

또한 빅 데이터 산업이 발달하면서 소비자의 니즈를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빅 데이터를 활용하여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는 넷플릭스가 대표적이다. 넷플릭스는 빅 데이터를 이용해 소비자가 본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다른 콘텐츠를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넷플릭스 제작 미국 드라마 ‘House of Cards’도 넷플릭스 소비자 전체를 대상으로 한 커스터마이징의 산물이다. 넷플릭스에서 정치 분야의 드라마가 인기가 많다는 데이터를 확보해 해당 분야 드라마를 제작하기로 하고 이 분야에서 소비자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인 케빈 스페이시를 주인공으로 선택해 대성공했다. 더불어 빅 데이터 기술이 시나리오에도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최근 3D 프린팅 기술의 발전은 커스터마이징 사업의 새 국면을 불러오기도 했다. 3D 프린팅 기술은 프린트로 문서를 인쇄하듯이 이용자가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3D의 결과물을 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기술은 아직 비용과 시간 그리고 재료에 의한 많은 제약이 있지만 이는 기술 발전과 수요 증가에 따라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3D 프린팅 기술 보급이 활성화된다면 중간 기업을 통하지 않고도 소비자가 직접 상품 제작과 생산에 참여하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새로운 생산과 경영체계가 만들어지고 이는 커스터마이징 문화의 발전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커스터마이징, 결국은 ‘나’

물론 커스터마이징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김한상(사회) 교수는 “커스터마이징 상품을 잘 소비 하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 기술적 지식이나 경험이 우월해져 정보 격차(Digital Divide)가 발생될 수 있다”며 “이런 구조 속에서 노년층이나 빈곤층 그리고 정보화 사각지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시장에서 도태될 수도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서비스의 이용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이유는 커스터마이징이 ‘나’만의 특별함을 찾는 수단이자 ‘나’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는 남에게 보여지는 상품을 구매할 때 도드라진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착용하고 소지하는 아이템을 통해 자신만의 특별함을 드러내고자 한다. 한 아이돌 그룹의 열성 팬인 추경채(21) 씨는 폰 케이스와 부채 그리고 열쇠고리와 같은 사소한 상품까지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이용해 구매한다. 거의 매일 직접 제작한 폰 케이스를 끼고 다닌다는 추 씨는 “폰 케이스에 가장 좋아하는 멤버 사진과 내 닉네임을 새겨 넣었다”며 “같은 폰 케이스라도 세상에 하나뿐이고 내 취향이 온전히 반영된 커스터마이징 폰 케이스에 훨씬 더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이렇게 제품을 이용해 다른 사람들과 구분되는 나만의 특별함을 찾고자 하는 욕구는 심리학에서는 소비자의 독특성 요구(consumers’ needs for uniqueness)로 정의한다. 이에 대해 유연재(심리) 교수는 “이것은 일종의 ‘개성추구’라고 할 수 있다”며 “사람들은 자신만의 개성을 표출하기 위해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이용하여 독특한 케이스를 만들고 사용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유 교수는 “인터넷에 올라오는 편의점 음식들의 새로운 조합이나 레시피 역시 커스터마이징의 예시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남에게 보여 지는 제품이 아님에도 커스터마이징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개인의 선호나 취향을 반영한 실용성과 편의성을 목적으로 ‘나’에게 적합한 제품을 만들고자하는 욕구에 의한 것이다. 스마트폰의 UX나 UI를 자신에게 맞춰서 변경을 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남에게 보여 지는 제품이던 아니던 결국 커스터마이징의 핵심은 ‘나’이다.

2030의 개성을 뽐내고 자기를 빛내려는 시도는 커스터마이징과 결합돼 시너지 효과를 낸다. 우리는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기존의 ‘나’를 표현하기도 하고 새로운 ‘나’를 찾기도 한다. 커스터마이징으로 빛나는 ‘나’를 찾아보자!

손수련 수습기자  ssr277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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