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학기의 종강호면서 동시에 지난해 마지막 학보였던 632호는 2학기 종강을 앞두고 실시된 학생회 선거의 경과 및 결과를 전하고 전체 학생회의 공약 이행 정도를 돌아보는 신문이었다.

학보가 발행됐던 당시 교내 학생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다른 무엇보다도 총학생회 선거에 단독 선거운동본부(이하 선본)로 출마했던 ‘ALT’(이하 ALT)의 낙선이었다. 1면 ‘2018 학생 대표자 선거 종료, 결과는?’ 기사에서 전하고 있는 것처럼 첫 투표에서 과반의 찬성표를 득표하지 못한 ALT는 재투표에서도 20%에 미치지 못한 투표율이 기록되자 결국 최종 사퇴 의사를 밝힐 수밖에 없었다. ▲불확실한 공약 이행 계획 ▲학교 행정 체계에 대한 몰이해 ▲공청회 전·후로 이어진 ALT에 대한 논란 등은 학우들이 ALT의 자격성에 의문을 갖게 했고, ALT의 낙선을 위해 투표 참여 자체를 거부하는 여론이 형성된 점은 당시 문제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이러한 점에서 ALT의 낙선은 그 원인을 다각도에서 조명해볼 필요가 있었던 초유의 사건이었다.

그러나 보도 지면에서는 이러한 점들이 잘 담기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선거의 경과 및 결과와 같은 정보들은 비교적 잘 전달되고는 있으나, 전술한 바와 같은 문제점과 여론은 그에 비해 잘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거를 통해 드러난 현재 학생회를 비롯한 학생 사회의 문제점들은 사설에서만 간단히 다뤄질 뿐 보도 기사에서는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특히 신문의 첫 지면이 갖는 중요성을 고려했을 때, 1면의 보도 기사가 총학생회 선거에 대한 단순한 정보 전달과 당선자 인터뷰에만 집중하고 있는 점은 매우 아쉽게 느껴졌다.

이어서 ALT의 낙선을 다룬 사설 중 총학생회의 부재로 인한 학내 언론의 불편함을 다룬 부분은 사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총학생회의 부재는 사설에서 지적하듯 학생사회의 위기임은 분명하다. 여러 의사 결정에서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물론, 총학생회 구성 무산 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지속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언론사가 갖게 될 불편함보다 시국을 이렇게까지 이끈 학생회와 학생사회 내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이 사설의 방향 상 더 적절했을 것 같다.

한편 2면의 ‘사과문이 난무했던 선거기간’ 기사에서 의문이 드는 부분도 있었다. 해당 기사에서는 ‘특정 시간까지 투표소 집합’과 같은 규정이 있음이 언급된다. 그러나 총선 및 대선과 같은 선거에서 후보자가 투표 후 당사(黨舍)에서 결과를 기다리는 점과 선거 참관인이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투표소 집합 규정이 있다는 점은 존재의 필요성을 이해하기가 힘든 규정이었다. 그 외에 3면부터 다섯 면 동안 이어지는 ‘매니페스토’는 각 학생회의 공약 이행 정도를 간단명료히 보여줄 수 있는 기사나 표가 있다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지면의 ‘학보를 빛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에서 한 직원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학교 학보의 강점은 중립성을 잘 지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립을 지키려다보니 교내 여론이 잘 반영되지 못한다는 느낌이 이번 학보를 보면서 강하게 들었다. 학보의 강점인 중립성을 지키면서 동시에 교내 여론을 좀 더 풍부하게 담아낸다면 앞으로 더 좋은 학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작권자 © 아주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