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를 보면서 한국에 유학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식지 않는 한류 열풍에 각종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K-pop을 통한 외국인의 국내유입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캠퍼스를 찾는 유학생들의 발걸음도 잦아졌다.

 

증가하는 외국인 유학생, 국내 대학에 입학하기까지

2017년 9월 교육부에서 공개한 ‘국내 고등교육기관 외국인 유학생 통계’에 따르면 2017년 4월 1일 기준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이 12만 3천 8백 58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2만 명이 증가한 수치로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는 우리 나라에 대한 세계의 관심을 보여준다.

한국어 능력 시험 (이하 TOPIK) 주관 기관에서 지난 1월 발표한 ‘연도별 TOPIK 응시자 현황표’에서는 가장 최근 실시한 2019년 1월 시험에 2만 5천 8백88명의 외국인이 응시했음이 나타난다. 이는 같은 달 1만 3천 7백83명이었던 2015년 응시자 수와 비교했을 때 4년 새 약 1만 명 이상 증가한 모습이다. TOPIK은 교육부에서 주관하는 한국어학시험으로 외국인들이 한국어 사용능력을 측정·평가하여 그 결과를 국내 대학 유학 및 취업 시에 활용하기 위해 해당 시험을 응시한다.

우리 학교 또한 TOPIK을 통해 지원 자격을 갖춘 외국인 유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국제협력처에 공지된 모집 요강에는 2019년 1학기 모집 기준 교내 28개의 학과에서 유학생을 모집하고 있다. 특히 요구되는 어학 능력으로는 국내 정규대학 부설 어학교육원 3급 과정 이상 수료 또는 예정과 본교 AFP 3단계 수료 또는 예정 그리고 정규 TOPIK 3급 이상 등이 있다.

이처럼 우리 학교를 비롯해 다양한 문화권의 학생들이 국내 대학에서 우리나라에서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 학교에서의 유학 생활은?

그렇다면 현재 우리 학교 내 유학생들의 학교생활은 어떨까? 2018년 영어영문학과에 입학한 Nadia(영문·2) 학우는 2년 6개월 전 포르투갈에서 이민을 왔다. “고등학교 때 한국의 문화나 드라마에 관심을 가지면서 한국에 대해 알게 됐다”며 “한국에서 취업까지 하게 되면 좋겠다고 생각해 유학을 왔다”고 전한 Nadia 학우는 입학 전부터 정규 TOPIK 5급을 취득하며 우리 학교 모집 요강 기준 정규 TOPIK 3급을 훌쩍 넘기는 자격으로 입학했다.

“이번 학기에는 한국학 전공 중 ‘한국의 문화’를 들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중국 산둥성 출신의 Wangyuhan(영문·2) 학우는 한국학 전공과목 중 지금까지 ‘한국학 입문’과 ‘고급 한국어 독해’ 그리고 ‘고급 한국어 회화’를 수강했다. 국제학부의 한국학 전공은 교내에 재학하고 있는 외국인 학생들에게 자신의 제1전공 전문가와 더불어 제2전공으로 제공되는 외국인 유학생 전용 전공이다. 해당 전공의 전공필수과목으로는 ▲고급 한국어 독해 ▲고급 한국어 회화 ▲한국사의 이해 ▲한국학 입문 ▲한국어3 ▲한국어4 등이 있다. Wangyuhan 학우는 ‘고급 한국어 독해’ 과목에서 “교수님께서 직접 만든 교재로 한국에서 일어난 역사나 정치 등을 알 수 있었다”며 한국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는 한국학 수업에 대한 만족감을 내비쳤다.

그러면 그들은 전공을 어떻게 공부하고 있을까? 카자흐스탄에서 온 Aida(경영·2) 학우는 줄곧 영어 수업을 듣다 한국어로 진행하는 전공 수업을 신청했다. 이에 “한국어 수업은 생각보다 너무 어려워 한 학기 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한국어로 된 전공 서적을 영어나 러시아어로 다시 번역해 공부해야 했다”고 말했다.

유학생들의 타국 생활을 외롭게 만드는 것은 어려운 공부뿐 만이 아니었다. 지난 학기에 Nadia 학우는 우리 학교 교양과목인 영어2를 들으러 강의실로 향했다. 그곳에서 Nadia 학우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다. 한국인 학우 한 명이 외국인과 같은 영어 수업을 듣는 것에 대한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몇몇 한국 학생들은 하나둘 그의 말에 동조하기 시작했다. Nadia 학우는 포르투갈 국적의 외국인 유학생으로 영어 구사 능력은 한국인 학우들과 별반 다름없는 수준이다. 이에 “외국인이라고 무조건 영어를 잘하는 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은 오해를 하는 경우가 있다”며 한국 학생들의 외국인 유학생들에 대한 인식개선을 바라는 아쉬움을 전했다.

 

진정한 글로벌 대학을 추구한다면

교육부는 2015년 당시 대학 교육의 국제화라는 명목으로 2023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20만 명까지 유치하겠다는 내용의 ‘유학생 유치 확대 방안’을 보고했다. 해당 방안은 대학의 유학생 유치·관리 역량 강화와 우수 지방대학 유학생 유치 활성화 그리고 유학생 유치 지원 및 기반 구축 등의 큰 대목들을 중심으로 글로벌 캠퍼스를 향한 정부의 야심찬 포부를 보여줬다.

4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 나라는 어느 정도 국제적인 대학교육을 향해 나아가는 듯하지만 그 이면에는 무분별한 외국인 유학생 유치로 등록금을 충당하려는 대학의 검은 속내를 볼 수 있다. 사실 최근 많은 대학들이 국내 대학 진학생 감소와 등록금 동결 및 강사법 시행 등으로 인해 재정난에 시달리는 실정이다.

위와 같은 문제들이 발생하는데 있어 국제학부 한국학전공 주임을 맡고 있는 문혜원(국문) 교수는 “한국 대학교육의 근본적인 문제점과 관련되어 있다”며 “대학 입학생의 숫자가 급감하면서 대학의 재정 문제가 어려워졌고 부족한 재정을 메우기 위한 고육책으로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외국인 유학생 선별 기준의 강화’를 제시했다. “TOPIK 성적도 높아야 하지만 이것과 실제 한국어 구사 능력은 다르므로 심화 면접 등을 통해 입학생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문 교수의 주장이다. 또한 “입학 후 유학생을 관리하는 부서를 통일하고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대학이 지니는 외국인 유학생 지원의 의무를 강조했다.

우리 학교 내 외국인 유학생이 가장 많이 소속된 단과대학은 경영대학(이하 경영대)이다. 그중 경영대 유학생회는 유학생들만 참여할 수 있는 유일한 외국인 학생회다. 유학생회장 Chenlin(경영·4) 학우에 따르면 경영학과 교학팀은 매 학기 1백만 원을 지원해 경영대 유학생 학우들의 학생회 운영을 위한 재정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지원금을 통해 개강총회와 종강총회 그리고 봄 소풍을 진행해 다양한 대학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유학생회장은 “유학생회 학우들은 한국 학생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나 부끄럼이 많아 먼저 다가가지 못한다”며 “유학생 학우들과 한국인 학우들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싶다”고 전했다.

결국 진정한 글로벌 대학은 정부와 학교 그리고 학생들의 유학생들에 대한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태도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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