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 수강신청에서 일부 학우들이 매크로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매크로 사용 논란은 과거에도 있었다. 2016년 2학기 수강신청에서 매크로 사용이 적발돼 수강신청 내역 삭제처분이 이뤄진 것이 그것이다.

수강신청에서 매크로가 사용되면 눈 깜짝할 새에 원하는 모든 과목을 신청할 수 있다. 때문에 매크로를 사용하지 않는 학우들은 공정한 경쟁을 통해 수강신청에 참여한다고 할 수 없다.

우리 학교 학우들의 불공정한 경쟁행위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2015년 1월에는 강의매매를 한 학우들이 적발돼 상벌위원회에서 징계조치가 내려진 바 있다. 결국 구매자와 판매자를 비롯해 총 10명의 학우가 처벌을 받았다.

이는 과거 총학생회가 우리 학교 커뮤니티 사이트였던 다음 카페 ‘아주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에 게시된 강의매매 글을 교무팀에 의뢰해 수사가 시작됐다. 해당 게시글 속 강의들은 종류별로 수량과 재고 그리고 가격이 책정돼 영락없는 제품이나 다름없었다.

매크로와 수강매매 건은 학우들의 이기심을 넘어 온갖 편법이 난무하는 경쟁 사회의 온상이나 다름없다. 모든 것이 자동화된 사회에서의 매크로 사용과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신자유주의적 태도는 현대사회에서 별 특이점이 없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사회에 만연한 편법과 수단들이 학교에까지 침투하고 있는 현실은 심각한 문제임이 틀림없다.

당시 수강매매가 문제됐던 이유는 지금의 매크로 처벌이유와 동일하다. 학우들의 공정한 경쟁과 학습 분위기를 저해한다는 것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불공정한 경쟁이 만연한데 그에 맞는 인재를 배출해야 하는 대학에서 공정한 경쟁을 논하는 것은 우스울 수 있다. 그러나 대학은 윤리적 인간을 육성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다. 때문에 사회의 부정적인 단면이 학교에 물드는 상황은 학생 윤리와 교육 윤리 모두에 어긋나는 분명한 부도덕이다.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그릇된 일을 서슴없이 행하는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사회에 나가는 것 또한 애석한 일이다.

지식은 사회에서 공유되고 환원돼야 하며 가진 지식과 기술은 선한 목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또한 지식을 배우는 과정에서 조차 자신이 소유한 정보를 남용하고 타인을 불리하게 해서는 안 된다.

대학은 학생에게 윤리 교육을 담당하는 공간인데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우리는 현실에 쫓긴 나머지 어느새 그것들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 대학의 역할 그리고 이곳에서 전인적인 배움을 수행하는 우리들이 심도 있는 고민을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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