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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육이 가야할 길
  • 김용순(아주통일연구소) 교수
  • 승인 2018.06.30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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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의 개최로 그 어느 때보다 북한이나 통일에 대한 젊은 세대의 관심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젊은이들이 많다”라는 말은 ‘명제’가 된지 오래다. 한반도 통일에 관심을 갖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젊은이들의 경우에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민족공동체의 회복, 역사적 과업 등과 같은 당위적인 이유보다는 통일한국, 특히 남한이 누릴 경제적인 이익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왜 그럴까? 통일교육, 무엇이 문제일까?

“통일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 번쯤은 들어본 말일 것이다. 그럼에도 반세기가 훨씬 넘도록 분단된 한반도에 살아오면서도 우리는, 분단의 아픔을 드러내어 진단하고 그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기보다는, 오히려 그 아픔을 싸매고 감추면서 지루하고 형식적인 통일 이야기만 반복해 오지 않았나 싶다. 통일에 대해 점차 흥미를 잃어가는 젊은 세대에게 일방적으로 통일의 당위성만을 외치는 것만큼 지루한 일은 없을 것이다. 한반도가 통일이 되어야 하는 이유와 그 필요성을 구구절절 설명하기 보다는, 이미 잃어버린 통일에 대한 관심을 다시 찾게 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는 이유다. 따라서 통일교육은 통일이 힘들고 지루한 것이 아니라 즐겁고 유익한 것임을 알릴 수 있는 창구가 되어야 하며, 젊은 세대가 자연스럽게 통일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통일이 한반도의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흥미롭게 녹아들어 있다는 점을 알리는 플랫폼이 되어야 할 것이다.

통일교육은 또한 ‘통일은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젊은 세대를 도울 수 있어야 한다. 통일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 곧 통일교육의 진정한 목표이기 때문이다. 일방적이고 편향된 통일교육 환경 속에서는 젊은이들에게 창의적인 생각과 다양한 관점을 가지도록 요구할 수 없다. 개개인들이 자신만의 통일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는 특정한 이념이나 사상을 주입해서는 절대 안 되는 이유다. 의견이 다를 때는 그 차이를 투명하게 드러내놓고 서로 토론하고 때로는 논쟁해야 하며, 이러한 토론과 논쟁을 통해 자신만의 통일에 대한 생각과 의미를 찾아갈 수 있어야 한다. 수동적으로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체험하면서 자신마다의 통일 이유를 찾을 수 있을 때, 통일은 먼 미래의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통일은 분단된 한반도에 사는 이상 우리에게는 숙명이자 당면하고 있는 커다란 과제이다. 그럼에도 현 사회는 통일에 대한 무관심을 넘어, 정치나 특정 사상에 매몰되어 무의미한 비판들로 가득 차 있다. “우리는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조상의 빛난 얼을 오늘에 되살려, 안으로 자주독립의 자세를 확립하고 밖으로 인류공영에 이바지 할 때다…” 지금은 사라진, 박정희시대에 만들어져 학생들뿐만 아니라 공무원, 군인, 경찰, 회사원, 노동자 등을 막론하고 어떠한 의문도 갖지 말고 외워야만 했던 프로파간다 형식의 「국민교육헌장」 도입부다. 그 내용이야 당시 널리 퍼져있던 공통의 가치관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기는 하겠지만, 모범적인 시민의식의 강요나 극단적인 민족주의의 강조 등 국가형성 과정에서 독재정부를 통해 나타난 과오 중의 하나로 평가된다. 이는 교육에 정치나 특정 사상이 개입될 경우 발생하는 과오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국내외에서 한반도 통일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혼재하는 현 상황에서, 정치나 특정 사상, 정권의 부침에서 벗어난 내실 있는 통일교육만이 한반도 통일의 탄탄한 기초와 토대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다. 냉소와 비판으로 분열되고 얼룩진 우리 사회를 하나로 모으고, 통일을 나 자신의 일로 여기고 준비할 수 있도록 꾸준히 지속적으로 젊은 세대를 돕는 것이 통일교육이 가야할 길일 것이다.

김용순(아주통일연구소) 교수  krys@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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