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는 매 학기 종강호에 매니페스토를 기획하고 있다.

매니페스토(Manifesto)란 증거라는 뜻의 마니페스투스(manifestus)가 어원으로, 앞으로의 구체적 실천 계획을 공적으로 밝히는 일을 뜻한다. 한국에서 매니페스토 운동은 선거에 참여하는 정당이나 후보자가 유권자들에게 구체적인 목표와 우선순위 등을 명시해 제시하는 공약을 말한다. 이에 대해 유권자는 공약을 꼼꼼히 비교해 현명하게 투표하고 당선인이 공약을 성실히 이행하는지 평가하여 다음 선거의 선택 기준으로 삼는다.

일반사회와 대학사회는 유사하다. 구성원이 사회에 납부하는 운영비가 있고 사회는 이를 민주적이며 투명하게 집행할 당위성을 갖는다. 학생회 또한 예산 관련 회의와 같은 의사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한다. 이는 일반사회의 대의 민주제와 다를 바 없다.

떄문에 대학생인 우리는 민주시민으로서 우리가 속한 대학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매년 치러지는 학생자치단체의 선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일반학우는 매니페스토를 통해 알권리를 존중받고 대학사회에 대한 관심을 환기할 것이다.

간혹 대표자들은 매니페스토에 임하며 그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리고 공약이행 평가에 대해 자신들의 노력을 알아주지 않는다며 야속해하기도 한다. 학교를 위해 봉사하며 헌신하는 대표자들의 활동이 바쁘고 고된 것은 맞다. 또한 쏟는 노력에 반해 얻는 것이 크지 않을 수 있고 열악한 학생회의 환경은 대표자들에게 봉사자로서의 헌신을 요구한다.

하지만 실제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지위는 위임자다. 학생회가 가지고 있는 권한과 대표성은 위임받은 것이다. 그자체로 학내에서도 대의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것을 증명한다. 이에 매니페스토는 봉사자가 아닌 위임자라는 의식을 되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만약 그들이 내세운 공약과 그것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학생사회에서의 자정작용은 더 이상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본보의 매니페스토는 우리 학교 유일의 매니페스토라는 데서 더 막중한 책임을 가진다.

매니페스토는 일반학우와 대표자 모두가 주목해야할 중요한 절차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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