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생포럼(이하 한대포)이란 자유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대학생들의 단체다. 그들의 이름은 ‘포럼’이지만 그들이 하는 활동은 일회성이 아니다. 2009년부터 벌써 9년째 국민이 직접 자유를 쟁취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번 해 그곳의 수장이 된 오종택 회장을 세종대학교 캠퍼스에서 만났다.

그는 기계공학과에 재학 중이다. 일부 공대생들은 자신의 전공과는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소위 말하는 ‘문과적’인 것들을 등한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와의 대화에서는 공대생보다는 사회대생에 가깝다고 느껴질 정도로 매우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면모가 묻어나왔다. 그는 종종 기자들을 선망하기도 하고 문학 동아리에도 몸담고 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훌륭한 기계공이 되는 것보다도 대한민국이 더 훌륭한 사회가 되기를 바랐다.

 

Q. 본인이 회장직을 맡고 계신 한대포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A. 한대포는 2009년에 한국 사회의 자유에 대해 공부하고 그것을 지켜내고자 시작된 대학생 단체입니다. 지금 9기째에 접어들었고 내년이면 10주년을 맞이합니다. 매년 기수마다 회장이 선출되어 시대상을 굉장히 잘 반영한다는 것이 특징이에요. 2천여 명의 온라인 회원들이 있고 약 4백여 명의 회원들이 오프라인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희 한대포의 목적은 원론적이지만 좀 더 좋은 나라를 함께 꿈꾸는 것입니다. 한국 사회의 여러 갈등 속에서 더 좋은 사회상을 제시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한대포에 처음 참여하게 됐던 계기와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처음엔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왔어요. 좋아하는 여자애 따라서 들어왔다가 그 친구는 한 달 만에 나가고 저만 덩그러니 남게 됐죠. 같이 따라서 나가면 이상하게 보일 것 같았거든요. 새옹지마라고 해야 할지. 그때 이곳에 남은 것이 참 잘한 것 같네요. 이 단체가 가진 매력을 6개월쯤 뒤에 알았던 것 같아요. 그 당시에 회장이 여명 선배님이셨어요.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시는데 그 선배님께서 말씀하시는 비전을 보고 굉장히 많은 감동을 받았어요. 제가 오늘날 말하고 있는 비전들도 거기서 온 것들이 많죠.

 

Q. ‘실천하는 지성’이라는 슬로건을 두고 있는데 이것이 담고 있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A. ‘사회참여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변이 우선돼야 할 것 같아요. 모든 대학생이 모든 이슈에 참여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어떤 이슈에 참여하느냐가 중요하겠죠. 저희가 생각하는 사회참여는 한마디로 권력이나 권위에 의한 침해에 반발하는 것인 것 같아요. 다만 대학생들이 권력에 의해 침탈받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필요하죠. 거기에 저항하는 것이 사회참여가 아닌가 싶습니다. 실천하는 지성이란 그런 것이죠. 우리 모두가 꿈꾸고 바라는 것일 거예요.

 

Q. 한대포 홈페이지에 게재되어 있는 주요활동으로 토론과 토크 콘서트 그리고 강연 등이 있는데 그것들 외에 한대포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것이 있을까요?

A. 우선 월말 포럼을 꼽을 수 있습니다. 현재 100회 이상 진행되고 있어요. 또 동문회를 말하고 싶어요. 9년 동안 한대포를 거쳐 간 선후배가 분기마다 한 번씩 모이는 행사에요. 이 두 가지 활동을 통해 20대에서 30대 그리고 다양한 직군을 가진 이들이 100명 정도 모여 주기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이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4년이라는 꽤 오랜 시간 동안 한대포에 소속돼 있는 그이지만, 이번 해에 맡은 회장이라는 직책은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다. 오종택 회장에게 이번 해의 한대포는 어떠한 의미일까. 그리고 수많은 한국 대학생 중 한 명에 지나지 않는 그가 한대포를 이끌어가고자 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Q. 회장으로서 본인이 생각하는 2018 한대포의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요?

A. 대학생 단체 중 10년이 넘어가는 단체는 한국 내에서 굉장히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인 단체가 10년이라는 시간을 버텨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의 10년을 준비하는 것도 제게 중요합니다. 한대포가 10주년을 바라보는 단체로 이어진 것은 활발한 토론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현재 이슈에 관한 것일 수도 있고 또는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에 대해서일 수도 있죠. 그것이 때로는 격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9년 차가 되다 보니 갈등 컨트롤의 노하우가 그만큼 쌓인 것 같아요. 저희끼리 자주 의견을 나누고 그것들을 세상에도 알리는 게 참 중요한 것 같아요.

 

Q. 회장직을 맡게 됐을 때의 포부가 있으셨나요?

A. 회원들 모두 저마다의 꿈이 있잖아요. 결국 우리가 이런 꿈에 다가가는 데 있어서 얼마나 성장했느냐는 것이 저의 주된 관심사이자 포부예요. 실제로 회원들이 자신의 성장을 경험한 일이 굉장히 많아요. 제가 회장이 된 후로만 생각해도 한대포에 들어오고 나서 규모를 10배 확장한 영어 강사 사업을 하는 친구가 있어요. 굉장한 성장이죠. 사실 한대포와 사업은 되게 연결 짓기 힘든 일이잖아요. 하지만 그의 가치관이나 삶을 바라보는 방식 등에서 우리의 영향이 분명히 있었을 거예요. 한대포 안에서 모두가 성장을 이룰 때 그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성장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Q. 회장의 자리에 계시면서 겪은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A. 아까 회원들의 성장 이야기를 했는데 그렇게 성장한 사람들과 함께 사회로 나간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그것은 엄청난 장점이에요. 더 나은 사회를 함께 만들어낼 수 있을 테니까요. 수많은 사람이 세상에 있다는 것도 참 어려운 거 같아요. 그런데 그것은 어려움이라기보다 어느 곳에나 있는 것이잖아요. 한대포에도 있고 학보사에도 있고 오늘날 청와대에도 있고 하다못해 슈퍼마켓에도 있고 하니까요. 자유주의를 지향하는 만큼 어떠한 사람들 하나도 배제하거나 배척하지 않고 잘 섞일 수 있도록 만들고 싶어요.

 

Q. 한대포 소속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사회참여를 하도록 기울이고 있는 노력과 방법이 있으신가요?

A. 저는 회원 개인이 가장 잘하는 것을 빨리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이것은 비단 저뿐만이 아니라 선배들이 저에게 알려주신 것이기도 해요. 사회참여도 여러 가지 방향이 있잖아요. 댓글을 달 수도 있고 친구와 토론을 할 수도 있고 시위나 집회를 할 수도 있고요. 우리가 잘하는 게 전부 다르니까 저마다의 기회를 만들어 주는 거죠.

 

Q. 현재의 한국 대학생들에 대해 어떠한 시각을 가지고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A. 저는 대학 사회가 전체주의에 갇혀있다고 생각해요. 한마디로 변증법적 토론에 지나지 않아요. 폐쇄적인 거죠. 한대포가 처음 출발했던 2009년도 그랬어요. 흔히들 생각하는 사회갈등은 진보와 보수로 나눠서 자기의 파를 정하고 싸우는 것인데요. 당시 한국은 광우병 시위로 인해 사회갈등이 극에 달했던 시기였죠. 자신과 정치적 이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을 찾아내 편을 가를 때 한대포는 누가 진보이고 누가 보수인지를 떠나 자유주의 가치를 강조하기 위해 힘썼습니다. 아직까지도 사회적 이슈 중 하나가 문제가 되더라도 사람들은 그것이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고 누군가의 자유를 어떻게 침해하고 있는 가는 철저하고 확실하게 조명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요. 이른바 ‘닫힌 사회’로 가고 있는 것이죠.

 

닫힌 사회를 열린 사회로 전향하고자 9년간 달려온 한대포. 그는 아직 대한민국이 열린 사회가 되려면 갈 길이 멀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한대포가 수행하고자 하는 역할과 목적의식이 분명했다. 그가 한대포를 떠올리며 내놓는 문장 하나하나에는 자신이 한대포에 얼마나 큰 열정과 애정을 지니고 있는지가 담겨있었다.

 

Q. 본인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사회상은 무엇인가요?

A. 사회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설명하라고 했을 때 아마 열에 아홉은 개인이라는 단어를 넣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원하는 사회상은 사회라는 단어를 설명할 때 개인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개인이 유기된 사회임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죠. 나 그리고 우리가 소속되어 있다는 인식이 기반이 되면 사회는 발전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내 자유와 내 친구의 자유 그리고 우리의 자유가 보장되는 한국을 도모하다 보면 모두의 자유가 보장될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덧붙이실 말씀 있으신가요?

A. 한대포를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의 돈을 받았다든가 국정원의 후원을 받았다든가 알바를 동원 한다는 등의 기사가 나오기도 합니다.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개인적인 전갈을 보낼지언정 한 번도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로는 공식적으로 고소를 한 적이 없었어요. 그렇게 생각을 해왔는데 이제는 도가 너무 지나친 것 같기도 해요. 언론이 주장을 했던 것 중 하나가 제가 전경련에게 몇억 원을 받았다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그들의 근거에 의하면 저는 그때 고등학교 2학년이었거든요. 10주년을 견뎌오고 앞으로의 10년을 더 내다보는 사람들이 그 정도로 비윤리적이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있다면 법원에서 알아서 밝혀질 거고요. 우리는 닫힌 사회를 염려하는 사람들로서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전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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