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과의 소통과 공론을 이끌었던 학보의 활약은 과거의 영광이 된 지 이미 오래다. 학내언론에 붙은 ‘외면’과 ‘위기’라는 꼬리표가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으니 말이다. 학내 언론의 존재조차도 모르는 사람이 허다하고 학교를 둘러보아도 학보를 읽는 사람 한 명을 찾기 힘들다. ‘학보는 짜장면용, 교지는 라면용’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학내언론의 입지는 열악하다. 새로운 뉴스와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커녕, 짜장면이 아니라면 학보를 찾을 일은 없다는 말 아니겠는가.

학내 언론의 침체는 지면 보도의 침체와도 맥을 같이한다. 새로운 뉴스는 지면보다 온라인상에서 더욱 빠르고 간편하게 제공되고 여론 형성과 공론화는 SNS와 익명 게시판을 통해 이뤄진다.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추어 학내언론에서도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하고 SNS 홍보에 주력했지만 그 효과는 미미했다.

점점 더 좁아지는 학내언론의 입지에 모두 위기만을 문제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그럼에도 존재하는 학보의 기능과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

과거에 비해 많은 학생들의 관심이 떠나고 여론을 형성하는 기능 또한 약해졌지만 학내언론의 가장 큰 의의는 최소한의 견제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학내언론의 보도기사를 읽지 않더라도 학생기자의 취재를 보며 이전에는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던 부분을 문제 상황이라고 새롭게 인식하는 경우도 많다. 학교와 학생회는 학생기자의 질문을 받으며 학생사회의 문제의식과 직면한다. 이렇게 언론의 견제와 감시의 기능은 분명히 존재한다.

학생 기자들은 마땅히 해야 하는 비판은 물론이거니와 무심코 지나치는 일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수적인 대학사회에 대한 변화 촉구부터 교육권과 사회참여와 같은 당위적인 일들까지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정치 사회적인 문제와 결정에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배제된다. 그러나 학생기자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주장하며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한 축을 이룬다. 대학언론은 아직 건재하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나름대로의 생존을 위해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을 것이며 대학언론이 존재하는 이상 그 가치는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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