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가에서 학점이월제가 이슈가 되고 있다. 2008년 중앙대에서 처음으로 시행된 학점이월제는 점차 확산돼 성균관대, 이화여대, 건국대 등 여러 학교들이 이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학점이월제를 소개하자면 대학에서 수강신청을 할 때 최대수강가능학점에 미치지 못하게 수강할 경우, 잔여 학점을 다음 학기에 이월해 수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가장 먼저 도입된 중앙대는 시행과정에서 학사편성과 교수배정문제와 같은 행정부담 가중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지만 다양한 세칙이 마련됨에 따라 해당 제도는 큰 문제없이 안착되었다. 학점이월제는 학생들의 수강권을 폭넓게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각 대학의 주요 공약으로 떠오르기 시작하고 있다.
이 제도의 필요성을 말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해 짚어봐야 한다. 학생들은 대학교를 다니며 다양한 결정을 한다. 수강신청, 전과, 복수전공, 추가학기 등 학생들의 상황에 맞게 선택을 한다. 매년 수강신청은 치열하게 진행되어 모두가 다 자신이 듣고 싶은 과목을 수강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번 학기에 수강하지 못한 과목은 다음학기로 미룬다. 심각한 경우에 등록금 손실을 막기 위해 휴학을 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전과, 복수전공을 하는 학생의 경우 미처 단일 전공 학생에 비해 많은 양의 과목을 수강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에 채우지 못한 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이와 같은 사례들을 비추어 보았을 때, 학생들이 겪고 있는 문제는 결국 폭넓게 수강하고 싶지만 수강신청가능학점이 부족한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만약 미쳐 듣지 못한 과목을 수강하지 못한다면 해당 과목을 수강하기 위해서 계절학기, 추가학기를 다녀야 한다. 학생들의 경제적 손실이 가중되는 것이다.
만약 학점이월제가 시행된다면 앞서 언급했던 문제를 매끄럽게 해소할 수 있다. 수강신청에 실패한 학생은 다음학기에 여유 있게 수강신청을 할 수 있고, 본인의 의사에 따라서는 많은 과목을 한 학기에 수강할 수 있다. 또한 전과, 복수전공을 하는 학생들도 1학기, 2학기에 열리는 과목들을 고려하여 본인이 수강하고 싶은 과목들을 탄력적으로 수강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효과는 학생들의 등록금 손실을 줄여주고, 계절학기 수강 신청의 필요성을 줄여주는 결과로 이행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학점이월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학교 측과 심도 깊은 논의를 할 수 있는 총학생회 차원의 움직임이 필요하다. 최근에 들어 학생들의 총학생회 공약제시와 이행에 대한 실망은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정말 필요한 공약은 등록금을 내고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의 필요와 요구를 수용한 것이 아닐까 싶다. 학점이월제는 이와 같은 요구를 충족한 것으로 총학생회 차원에서 학교 측과의 논의를 통해 이 공약을 이루어낸다면 매년 반복되는 의미 없는 공약보다 학생들이 정말 필요한 공약이 이행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