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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북어일까?
  • 위시은 수습기자
  • 승인 2018.05.14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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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어 - 최승호

밤의 식료품 가게

케케묵은 먼지 속에

죽어서 하루 더 손때 묻고

터무니없이 하루 더 기다리는

북어들,

북어들의 일 개 분대가

나란히 꼬챙이에 꿰어져 있었다

나는 죽음이 꿰뚫은 대가리를 말한 셈이다

한 쾌의 혀가

자갈처럼 죄다 딱딱했다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부끄러움

나는 말의 변비증을 앓는 사람들과

무덤 속의 벙어리를 말한 셈이다

말라붙고 짜부라진 눈,

북어들의 빳빳한 지느러미

막대기 같은 생각

빛나지 않는 막대기 같은 사람들이

가슴에 싱싱한 지느러미를 달고

헤엄쳐 갈 데 없는 사람들이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느닷없이

북어들이 커다랗게 입을 벌리고

거봐, 너도 북어지 너도 북어지 너도 북어지

귀가 먹먹하도록 부르짖고 있었다

우리가 북어와 다를 게 무엇인가.

우리는 ‘말라붙고 짜부라진 눈’으로 애초에 부조리한 현실을 잘 보지도 못할뿐더러, 보고도 아무 말 하지 않는다. 나에게 떨어질 귀찮음으로부터 도피하기 바쁘다. 자신의 안위만이 중요한 채 ‘자갈처럼 죄다 딱딱한’ 혀를 가지고 ‘무덤 속의 벙어리’처럼 침묵하는 우리가 북어와 다를 게 무엇인가?

너도 북어지?

당신은 지난 총학생회 선거에 투표했는가? 지난해 12월에 있었던 총학생회 선거 투표율은 지난 4년 중 가장 낮은 수치였다. 학우들이 후보자의 공약을 검증하는 공청회에는 참여했는가? 참여도 하지 않고 총학생회의 운영에 대해 무관심하면서 비난하고 권리를 보장받길 바라고 있는 것인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학내 언론에 관심도 가지지 않은 채 자신의 학점과 스펙만을 위해 ‘말의 변비증을 앓는 사람’처럼 침묵하고 있다. 이러한 이기심이 우리의 권리와 책임에 대해 무지하게 만든다. 정치가 무엇이고 사회가 무엇인지 이론만 배우는 것은 ‘막대기 같은 생각’일 뿐이다. 비판 의식이 결여된 채로 무기력하게 사는 당신이 ‘죽음이 꿰뚫은 대가리’인 북어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에 실망스럽고 안타깝다.

당신은 계속해서 식료품 가게에 매달려 있는 북어이고 싶은가. 이제 ‘말라붙고 짜부라진 눈’에서 벗어나 현실 직시 능력을 갖추고 보다 적극적인 학내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또한 학업과 미래를 핑계로 도피하는 자세를 버리고 자신의 굳은 혀를 부숴야 한다. 부수지 못하고 굳은 혀를 가져갈 바에 차라리 혀가 없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혀가 없어 제대로 발음이 되지 않더라고 계속해서 당신은 소리를 내야 한다.

위시은 수습기자  sieun1971@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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