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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교육의 본고장, 핀란드
  • 김홍일 기자
  • 승인 2014.03.3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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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교육과정에 대해 전반적으로 알아보고 우리나라 교육에 주는 시사점에 대해 생각해본다.

경제협력개발기구가 1997년부터 실시한 국제학력조사(PISA)에서 최상위 성적을 꾸준히 유지한 두 나라가 있다. 바로 한국과 핀란드이다. 하지만 두 나라는 상반된 교육정책을 가지고 있고 대조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교육은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경쟁교육체제라는 평가와 함께 공교육과 사교육비를 합쳐 최고의 교육비를 지불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반면 핀란드 교육은 학생 개개인의 성장을 중시하고, 남을 이기는 경쟁보다는 함께 학습하는 법을 추구하며, 교사와 학교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존중해 모두가 높은 수준으로 교육을 받는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핀란드 교육은 단순히 좋은 성적만을 거두는 것이 아니라 교육 철학에 있어서도 타 국가들의 모범사례가 되고 있으며 여러 나라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 출처 - 통계청, 핀란드 교육의 모습
▲ 출처 - 와이즈 멘토, 우리나라의 학생들의 모습

핀란드 교육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데는 교육적 원칙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핀란드 교육이 추구하는 교육적 철학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뉘는데 먼저 개개인을 소중히 하는 평등교육의 원칙이 있다. 핀란드는 1970년대 교육개혁이 이뤄지기 전에만 해도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교육체제를 가지고 있었다. 당시 핀란드는 11세에 진학반과 취업반으로 교육 내용을 나누는 분기형 교육 제도를 가지고 있었다. 이는 단순히 중등교육 단계에서 일반계와 직업계가 구분된 것이 아니라 경제적 수준 차이에 따라 초등교육과정에서 교육과정이 우열반으로 나뉜 이원화된 체제였다. 이 체제에서 상위 반은 진학을 하고 하위 반은 취직을 하는 반으로 갈려 경제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는 학생들은 주로 취직 반에 위치하는 사회적 불평등을 야기했다. 핀란드의 교육연구자들은 우열반 편성이 장기적으로 볼 때 잘하는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지 않고 잘 못하는 아이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분석을 하게 됐고 핀란드 정부는 ‘학습수준이 서로 다른 이질적인 학생 집단’을 통합해 획기적인 교육방식을 시도했다. 학습수준에 상관없이 학급을 구성했지만 학급 내에서 개개인의 학력 차이를 고려해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소그룹을 구성해 지도함으로써 학생들 간의 학력 격차를 줄이는 교육을 했다. 뒤쳐지는 아이들에 대해서는 특별지원교사를 통해 보조 수업을 진행해 교육 평등성과 효율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는 교육방식을 고안했다.

학생들이 스스로 배우는 것을 원칙으로

핀란드 교육은 경쟁으로 학습을 강요하지 않고 학생들이 스스로 배우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학생들은 수업 중이라도 자유롭게 쉴 수 있고 개인적인 페이스에 따라 학습할 수 있다. 또한 그룹학습법을 일반화시켜 서로를 가르치며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 이에 대해 김주후(교육대학원)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는 과열화된 입시경쟁으로 인해 성적만을 쫓는 교육을 실시해왔다”며 “우리나라 학생들이 필요한 것은 단순히 성적뿐만 아니라 핀란드 교육과 같이 리더십, 협동능력, 남을 배려하는 감성능력 등을 고양시킬 수 있는 교육이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핀란드는 반드시 배워야 하는 교육에 대해서는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뿐만 아니라 학교마다 다양한 교육적 시도를 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학생들이 스스로 길을 개척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국제 이해 교육, 소비자 교육, 교통 교육, 가족 교육, 건강 교육, 정보 교육, 미디어 교육, 환경 교육, 기업가 교육이라는 큰 틀 안에서 학교는 복수의 교과를 연계하여 교육할 수 있다. 이에 학생들은 자신의 재능과 관심 분야에 맞게 과목을 선택하며 진로를 설계해 나간다. 예를 들면 기업가를 꿈꾸는 학생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물건을 사고파는 간단한 교육을 배우고 학년이 높아지면서 사회적인 시장교육과 장부를 쓰며 세금을 계산하는 법적인 교육을 학교에서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것이다.

교사가 일하기 쉬운 환경을 위해

핀란드는 학교 교육이 최대의 효과를 올릴 수 있도록 교사를 전문가로서 신뢰하고 학교를 교사가 일하기 쉬운 직장으로 만들었다. 이를 위해서 국가의 교육 관리 권한을 최소한으로 하면서 지방자치단체와 학교, 교사 개개인에게 교육 권한을 이양했다. 교육행정은 교사가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성장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고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교원 평가제도를 통해 이와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데 개별적인 교사활동평가를 통해 교사의 잘잘못을 따져 인사 고과에 반영하기보다는 교사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도와주자는 취지에서 교원평가가 이뤄진다. 행정당국은 통근이나 잔업 등 근무 조건이 나빠지지 않았는지 살펴보고 역량 부족이나 좋은 교육 방법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사를 파악해 교직 연수를 지원해 주는 일을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통근이나 잔업을 줄여줌으로써 더 좋은 수업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고 교사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줌으로써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교육받을 권리를 복지 정책으로 보장해

핀란드는 학생에 대한 복지를 최대한으로 보장해 돈 걱정없이 학업에 열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초등학교에서 대학까지 수업료가 무료일 뿐만 아니라 고등학교까지는 교재나 교구(노트, 컴퍼스, 연필 등의 학용품), 급식, 통학 요금 등 여러 방면의 학습 환경이 무료로 제공된다. 또한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의 하숙비에도 역시 보조금이 나온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핀란드는 복지제도가 체계화된 국가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와는 현실적으로 상황이 다르지만 점진적으로 교육에 대한 복지를 늘리는 시도가 필요하다”며 “교육에 대한 복지를 늘리게 되면 교육받을 권리가 보장돼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핀란드의 교육과정- 기초 교육부터 성인교육까지

핀란드의 교육과정은 크게 기초교육, 직업교육 및 후기중등교육, 고등교육, 성인교육으로 나뉜다. 기초 교육은 초등교육과정 6년과 전기중등교육과정 3년으로 진행되며 이 기간은 의무교육과정에 해당한다. 핀란드 학생들은 초등과정과 전기중등과정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파악해 실업계고등학교에 갈지 일반계고등학교에 진학할지 결정한다. 실업계고등학교와 일반계고등학교에서는 분야에 맞게 전문적인 교육을 실시한다. 실업계고등학교에서는 주로 실기와 연관된 교육을 중심으로 배우고 2,3년의 교육과정을 마치면 직업전문대학이나 대학에 가거나 취업을 한다. 일반계고등학교에서는 대학자격시험을 치르고 대학교에 진학하거나 실업계고등학교 재입학 또는 취업을 한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고등학교에 진학해 자신의 적성과 맞지 않다면 새로운 학교에 재입학을 할 수 있고 실업계고등학교를 졸업해도 일반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고등교육과정은 직업전문학교와 일반대학으로 나뉘며 직업전문학교에서는 실무기술에 초점을 두고 있어 이론에 치중하기 보다는 산업체와 연관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교육하고 일반대학에서는 이론중심으로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직업전문학교에서는 엔지니어를 배출하고 일반대학에서는 연구원을 배출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고등교육과정에 있어서도 학문 간의 상호 호환성이 있어 적성에 맞지 않으면 일정학점을 취득한 후 다른 대학으로 옮길 수 있다. 대학과 같은 고등교육과정을 마친 후에도 추가적으로 교육을 받게 하고 실업자의 재교육을 위해 성인교육제도가 마련돼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일반교육, 사회교육, 직업교육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실업자들을 위해 직업교육센터를 두고 교육훈련, 여행경비, 숙식 등을 무료제공하고 일일수당까지 지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와 같이 핀란드 교육은 개인의 특성을 존중해 교육에서 즐거움을 찾음으로써 교육의 본질을 흐리지 않는 길을 따르고 있는 것이다.

김홍일 기자  hongkim1111@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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