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부터 이어져 온 교내 편의점 입점 문제를 두고 학교 측과 총학생회 사이의 입장 차이가 극명하다.

편의점 입점 문제는 지난해 12월 페이스북 페이지 ‘아주대학교 대나무숲’(이하 대나무숲)에 편의점이 입점할 예정이라는 제보가 게시되며 시작됐다. 같은 날 우리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교내 편의점 운영 업체 입찰 공고가 게시된 사실이 알려졌다. 직후 대나무숲을 비롯한 커뮤니티에서는 입점을 반대하는 여론이 형성됐다. 이에 사회과학대학(이하 사회대) 운영위원회에서는 교내 편의점 입점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해 율곡관에 대자보를 게시했으며 당시 ‘아모르’ 총학생회도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2016년의 셔틀버스 감축과 프라임 사업처럼 학우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강행했다”며 “중앙운영위원회의 이름으로 전면 백지화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총무팀은 입찰 공고를 게시한 지 6일 만에 편의점 입점 사업을 전면 백지화했다.

현 총학생회의 임기가 시작된 후 지난 2월 26일에 열린 소비조합 이사회에서 교내 편의점 입점 문제는 총학생회와의 협의 후 진행하기로 결정됐다. 하지만 양 측의 입장 차이로 인해 아직까지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성호관 매점(좌)과 율곡관 매점(우). 두 매점은 지난 해부터 이어져 온 '편의점 입점 논란'에서 편의점 입점 대상 공간으로 지정된 곳이다.
성호관 매점(좌)과 율곡관 매점(우). 두 매점은 지난 해부터 이어져 온 '편의점 입점 논란'에서 편의점 입점 대상 공간으로 지정된 곳이다.

총무팀 “적자 해소·학생 복지 위해 편의점 필수”

총무팀 측은 교내 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소비조합의 적자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편의점 도입이 최선의 대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의 복지를 위해 존재하는 소비조합임에도 불구하고 계속된 적자로 장학금과 시설 개선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총무팀의 소비조합 손익계산서에 따르면 소비조합의 매출액은 2015년 이후 매 해 약 2억 원씩 감소하며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번해 최저임금이 16.4% 인상됐고 퇴직금과 4대 보험료도 같이 오르며 전체적인 인건비가 약 5000만원 증가가 예상돼 적자 폭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총무팀 이동렬 팀장은 “현재 교내 매점이 외부 편의점에 비해 경쟁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하며 그 이유로 편의점과 소비조합 간의 유통 시스템 차이를 제시했다. 자체적인 대규모 유통망을 갖고 있는 편의점 업체와 달리 소비조합이 도매상을 통해 물품을 받기 때문에 도시락과 같은 기호 식품의 학내 판매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학우들이 점점 교내 매점보다는 편의점을 더 이용하게 되며 매점의 경쟁력이 뒤처지고 결국 이러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소비조합의 적자폭은 더욱 커지게 됐다는 것이다. 이 팀장은 “그동안 마련해왔던 적립금으로 적자를 메워왔지만 적립금도 거의 바닥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총무팀에서는 매점 가격 인상과 소비조합 축소 또는 폐쇄 그리고 편의점 입점의 세 가지 대안을 제시했었다. 각 대안에 대해 이 팀장은 “당장 가격을 10% 인상할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인 면에서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학교 입장에서도 적자가 계속된다면 소비조합의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총무팀의 편의점 임대 계획안에 따르면 추진 목적은 전문업체 선정을 통한 수익 확대와 장학금 재원 확보와 휴게시설 개선을 통한 학생 복지 및 서비스 만족도 제고 그리고 경쟁체제를 통한 소비조합 운영 효율화다. 이 팀장은 “편의점의 공간 임대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은 온전히 학생 대상 복지 사업에 사용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팀장은 “학생 입장에서는 가격이 비싸지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 같다”며 “학생 입장에서도 기호 식품을 학내에서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이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과의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총학생회장 “학우들과의 소통 의지 있는지 의문”

하지만 총학생회 측은 총무팀이 편의점 문제에 관해 학우들과 소통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총학생회장 이성호(건축·4) 학우는 “총무팀에 자료 회신 요청을 보낸 지도 벌써 두 달이 넘어갔다”며 “학우들의 의견을 듣겠다는 총무팀의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앞서 총학생회는 올라온 학우의 편의점 관련 질의에 임기 시작 직후 총무팀으로부터 편의점 추진 목적 및 계획과 소비조합 운영수지에 관련된 자료를 전달받았다. 이어 총학생회는 지난 1월 15일에 총무팀 측으로 ▲편의점 입점 배경과 필요성 ▲추진 과정에 대한 설명 ▲추진 계획 ▲학우 의견 반영 절차 등을 골자로 한 회신 요청안을 보냈지만 현 시점까지 총무팀 측에서 어떠한 답변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학우는 “지난달 26일 총무팀장과 회담이 성사됐지만 회신 요청안에 대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총학생회 측은 편의점 입점 건이 학교 측에서 학우 의견 반영 없이 강행했던 사안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반드시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지난 1월에 보낸 요청안에 대한 답변을 듣는 것이 최우선이며 이에 맞춰 총학생회가 찬성 혹은 반대의 입장을 정하고 학우 의견 수렴 방식이나 편의점 운영 방안에 관한 논의를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총무팀 측이 소비조합을 경제적 관점에서만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소비조합 설립 취지는 학우들의 복리·후생을 위해서지만 현재 소비조합이 적자라는 이유로 편의점 도입을 강행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학우는 “두 달이나 지난 현재까지도 총무팀에서 회신이 오지 않는 상황에서 사업 의지가 있는지 없는지 조차도 파악이 안 되는 상황이다”며 “사업에 대한 의지와 학우 의견 수렴 여부를 밝히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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