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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편지 제작소 대표 조아름을 만나다
  • 전선규 기자
  • 승인 2018.04.28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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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편지.

아날로그다. 누구에게는 촌스러운 또 누구에게는 진한 향수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낭만으로 다가오는 그것이다. 0과 1 디지털로 둘러싸인 우리네 세상에서 무척이나 따뜻한 손 편지를 건네는 이가 있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만날 수 있는 시대에 그 어떤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시간 속에서 어쩌면 생뚱맞게도 외로움을 느끼는 우리들에게 소통의 손을 건네는 이가 있다.

‘사랑’ ‘고마움’ ‘안녕’ 등 그것이 담고있는 이야기는 저마다 다르지만 곱게 접은 종이를 펼치며 받는 설렘은 어떤 누구도 부정 못 할 것이다.

손편지 제작소 대표 조아름을 만났다.

Q. 손편지 제작소는 어떤 곳인가?

A. 손편지 제작소는 손편지를 매개로 정서와 관계를 회복하는 교육컨텐츠를 기획하는 회사입니다. 제가 대학생 때 이색적인 손편지 대행서비스로 처음 시작을 했는데요.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상대방에게 표현하는 문화를 손편지를 통해 재밌게 만들어가고 싶었죠. 하지만 대행서비스로는 저희의 비전이 담기지 않았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컨텐츠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현재는 교육컨텐츠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요 사업들이 몇개 있는데요. 첫번째는 레터 테라피(letter therapy) 입니다. 레터테라피는 주로 기업을 대상으로 개최하는 정서회복을 위한 소통워크샵이죠. 두번째는 레터 CRM을 꼽을 수 있어요. 자영업자나 소규모 기업들을 대상으로 저희가 시행하던 대행서비스를 이용해 CS마인드와 CRM 그리고 브랜딩까지 손편지를 이용한 고객관리를 교육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마지막으로 노랑 펜팔은 혼자 사는 독거노인의 고독사를 예방하는 관계 형성 프로그램이에요.

Q. 관계를 형성하는 매개를 손편지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A. 어린 시절의 경험이 선택의 계기로 작용한 것 같아요. 사춘기 시절에 아버지가 안 계셨어요. 어머니와 언니 그리고 저까지 셋 뿐이었죠. 가족 구성원 중 한명이 부재하다보니 정서적인 보살핌에 갈증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때 언니가 손편지를 자주 써주곤 했는데요, 저는 거기에 마음을 많이 기댔던 것 같아요. 정서적인 변화를 직접 경험하며 손편지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죠. 손편지의 문화적인 힘을 믿으며 재미있게 변형 시켜보고자 시작했습니다.

Q. 손편지와 서비스, 창업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A. 보통 손편지가 창업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죠. 하지만 개개인의 인식과 하나의 아이템을 사업화하는 것은 별개의 일이에요. 예를 들어 커피컵으로 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커피컵으로 어떻게 사업을 하지?’는 일반적인 물음이지만 그 뒤에 어떤 비즈니스 모델이 숨어 있을지는 모르는 것이거든요. 사업 아이템을 가지고 어떤 사업을 어떻게 꾸려갈 것인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계획을 정교하게 세워서 도전하는 것이 창업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되는것이죠. 물론 저희가 워낙 어렸을 때 사업을 시작을 해서 시장에 대한 이해가 많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이것도 소재를 선정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예요. 그것은 단지 저희의 역량에 달린 문제인 것이죠. 단순 ‘손편지’가 아니라 손편지를 이용한 교육컨텐츠와 손편지를 대신 보내줄 수 있는 편의성이 서비스로써 이러한 것들이 모두 저희의 아이템이 되는 것이죠. 지금도 계속해서 고민하고 발전시키려 노력하고 있답니다.

조아름 대표는 손편지를 이용해 타인과 함께하는 삶을 바라고 있었다. 조아름 대표가 언니의 손편지에서 받았던 그 따뜻함을 우리 사회의 고독한 이들에게도 전하는 것이다.

1인 가구의 증가와 심화되는 고령화. 손편지는 개인을 넘어 사회의 외로움까지 감싸주고 있다.

Q.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는가?

A. 먼저 추상적이고도 포괄적으로 말하자면, 우리나라의 정서적인 문화가 굉장히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심화된 경쟁, 효율과 결과를 중시하는, 딱딱하고 지극히 사무적인 관계들이 팽배하죠. 관계는 사람이 살아가는데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개인의 행복 또는 불행과 같은 감정도 주변 환경에 따라 좌우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관계와 정서가 삶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해 볼 여유조차 없고 그런 기회 또한 없어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소통하고 정서를 교감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을 저의 목표로 삼고 있어요.

구체적으로는 저희 서비스의 한 종류이기도 하지만, 고독사를 예방하는 것이에요. 소셜 미션이기도 하죠. 많은 사람들이 ‘고독사’라고하면 가장 먼저 독거노인들을 떠올리곤 하지만 노량진과 강남 등 2030 젊은 세대에서도 많이 발생하거든요. 사회적인 상처를 치유하는 것에 앞서서 예방할 수 있는 정서적인 문화 콘텐츠를 보급하고 싶어요.

Q. 앞으로 구상하고 있는 사업이 있다면?

A. 구상하고 있는 사업이 현재와 크게 다르지는 않아요. 현재 ‘고독사 예방’이라는 카테고리가 국내에는 없어요. 정부에 의존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우리가 고독사 예방을 생각했을 때 일반 기업이 떠오르지 않잖아요. 고령화되고 있는 사회에서 노인 복지 분야는 정부에서도 경제적인 지원이나 건강 지원과 같이 가장 우선적으로 예산을 쓰고 있는 곳이에요. 하지만 정서적인 지원이 앞으로 추가돼야 해요. 많은 사람들이 필요성은 자각하고 있지만 전문성이 부족한 실정이죠. 사회복지 현장에서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정부나 시장 등에 잘 보급될 수 있도록 비즈니스 모델을 잘 만들어야하는 상황이에요. 뿐만 아니라 복지 기관이나 요양원 등에 콘텐츠들이 잘 보급될 수 있도록 정교화하는 작업 또한 필요해요.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기보다 현재 하고 있는 일들을 더 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Q. 대표님에게 손편지 제작소란?

A. 저에게 손편지 제작소는 소통의 창구예요. 손편지 제작소를 통해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 하고 있거든요. 제 자신도 손편지 제작소를 통해 많이 성장했어요. 사람으로서도 리더로서도 제 자신을 성찰할 수 있었고요, 또 저희가 만나는 한 분 한 분의 삶에 대해 깊이 관여하는 사업이다보니 그 분들의 삶을 통해 또 한번 다시 배우기도 해요. 다양한 삶들과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30대 40대 50대의 삶 그리고 죽음까지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주어지는 것 같아요. 그런데 소통은 쌍방향적인 것이잖아요. 손편지 제작소가 제게 소통의 창구인 것처럼 저 또한 더 많은 사람들이 소통할 수 있도록 창구를 열어주는 역할을 해야죠.

Q.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A. 사실 꿈 그리고 현실이라는 단어는 너무 어려워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꿈이라는 단어도 별로 안 좋아해요. 우리가 정규 교육을 받는 12년 동안 꾸는 꿈은 ‘지금보다 나은 삶’인것 같아요. 그런데 12년 동안 우리가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고 나에 대해 이해하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전혀 주어지지 않잖아요. 내가 본 것은 부모님의 삶과 친구 그리고 학교와 학원뿐이죠. 이 작은 세상 안에서 12년을 살아왔는데 어떻게 그 이상의 재미있는 꿈을 꿀수가 있겠어요. 제한된 경험 안에서 멋진 꿈을 꾸라는 것 자체가 폭력적이고 말이 안된다고 저는 생각해요. 현실이라는 것 또한 결국에는 경제적인 거잖아요. 안타까워요. 제한적인 경험 안에서의 제한적인 경쟁. 부모님의 말을 잘 들으면 과연 경제적인 부를 취할 수 있느냐. 이건 또 아니거든요. 결국둘 다 엉터리예요. 어차피 완벽하게 보장받을 수 있는 미래는 없어요.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삶에 대한 결과 또한 보장할 수 없죠. 예를 들어 부모님이 “기자하지 말고 다른 거 해”라고 했을 때 행복도 경제적인 부도 보장받을 수 있는 것 아니잖아요. 애초에 보장된 것은 없는데 내가 하고 싶은 것도 못하면 너무 억울하지 않겠어요? 다른 사람이 살라고 했던 삶을 살아도 책임을 지는건 나에요. 그렇기 때문에 하고 싶은 것도 해보고 도전도 해보는 것이 후회 없는 선택이지 않을까 싶어요.

전선규 기자  ivy9805@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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