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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여성으로 사는 것은?”
  • 손형근 기자
  • 승인 2018.04.28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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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추문 폭로로 시작된 우리나라의 미투 운동은 법조계와 정치계를 넘어 문화계와 예술계 그리고 종교계까지 퍼지며 우리가 알던 수많은 이들이 숨기고 있던 추악한 진실이 세상으로 드러나게 됐다. 한편으로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 소식들이 아직까지도 하루가 멀다 하고 들리는 실정이다.

결국 여성들은 언제든지 자신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여성들은 이러한 현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우리나라 여성들 중 특히 20대 여성들이 느끼고 있는 우리나라 여성 인권에 관한 현실을 온전히 그들의 시각으로 바라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리 학교 여성 학우를 포함한 20대 여성 5명에게 “우리나라에서 여성으로 사는 것은?”이란 주제를 가지고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 취재원의 신원 보호를 위해 익명 처리했음을 알립니다.

- 우리나라에서 여성으로 살기 때문에 받는 고충은 무엇이 있는가

A. 군대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Girls Can Do Anything”이라는 말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여성은 뭐든지 할 수 있는데 군대는 못 간다’는 글을 보고 참 씁쓸했던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는 왜 여성에게 군대에 갈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여성이 군대를 가기에는 무척이나 어려운 환경임에도 비난의 화살은 여성 징병제 위헌 판결을 내린 헌법재판소가 아닌 애꿎은 여성들을 향한다. 여자라는 이유로 욕을 먹고 이렇게 군대를 가지 않는 ‘차이’가 사회에서의 ‘차별’로 이어진다는 것이 씁쓸하다.

B. 여성이 남성들보다 자신을 꾸미고 가꾸는 것에 대해 관심이 많기 때문에 스스로 자존감을 하락시키는 일이 많은 것 같다. 또한 우리나라는 성폭력 가해자들뿐만 아니라 피해자들의 인식도 좋지 않은 편이다. 그로 인해 피해를 당해도 주위의 시선으로 인해 자신의 피해에 대한 처벌을 당당히 요구하지 못하는 것 같다.

C. 먼저 “여자는 이래야 해”나 “여자가 어떻게 그래”라는 말로 여성의 행동을 제한하는 것이다. 또한 여성을 향한 범죄나 외모 평가 등이 우리나라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데 받는 고충이라고 생각한다.

E. 명절이나 가족 행사에서 음식 준비나 뒷정리를 도맡아 시키는 관습이다. 또한 여자는 취업이 안 되면 빨리 시집이라도 가길 원하는 사상도 있다. 마지막으로 성 범죄의 주 대상이 되는 것이 마치 여자의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적지 않은 사람들의 편견이다.

- 우리나라에서 여성이란 이유로 강요받는 것은 무엇이 있는 것 같나

A. 개방적인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여성은 성적 욕구에 대해 표현하지 못하도록 강요받는 것 같다. 여전히 여성의 ‘자위’는 사회에서 없는 것으로 치부되고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며 주위 친구들과도 얘기해 본적이 없다. 여성도 성적 욕구를 표현할 수 있는 주체인데 수많은 포르노들은 여성을 그저 수동적이고 남성의 성적 욕구를 풀기 위한 대상으로 표현하고 있다.

B. 지나친 안전 의식이다. 주변에서 여자는 일찍 다녀야하며 옷도 단정히 입어야한다는 말을 자주 들었고 남자인 친구들은 통금시간이 없지만 여자들은 통금시간이 있는 경우가 더 많았다. 남자들이나 여자들 모두 늦은 시간에 다니는 것은 위험한 것이지만 남자들은 괜찮다면서 여자들에 게는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같다.

C. 조신함이다. 여성이 노출이 있는 옷을 입으면 야하고 남성에게 나쁜 짓을 당할 수 있으니까 입지 말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반대로 남성은 노출이 있는 옷을 입어도 그런 말을 듣지 않는다.

D. 함께 하는 것이 당연한 집안일이나 육아 등을 여성이 전담하는 것이 옳다고 여기는 풍토다. 이는 여성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게 되면 직장을 그만두게 눈치를 주는 것과 직결되는 것 같다. 한편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남성들도 육아 휴직과 같은 제도에 참여하기 어려워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 최근에도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주위에는 착한 남자들이 더 많은데 이러한 범죄가 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그 원인이 남성들의 공감 부재에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가 ‘여성스러움’의 반대 개념으로 ‘남성다움’을 남성들에게 가르치면서 남성들은 분노 이외의 다른 감정을 통제할 것을 강요받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여성에 대한 무시와 감정의 통제에 익숙해진 남성들은 여성 대상 범죄를 겪은 피해자의 입장에 공감하기 어려워졌고 피해자에게 “왜 저항하지 않았느냐”고 묻게 된 것이다.

B. 여성 대상 범죄로 인해 정말 여성들이 마음 놓고 다닐 수 없는 사회가 만들어진 것 같다. 친구 사이에서도 장난으로 “너 화장실 혼자가게? 화장실 혼자가면 죽어!” 라고 말하지만 그 말 속에는 두려움 또한 내포된 것 같다. 계속해서 이러한 범죄가 일어난다면 더더욱 여성의 사회활동에 제한이 따를 것이다.

C. 여성 혐오가 낳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범죄자 비율은 남성이 압도적으로 높으며 반대로 피해자는 여성이 압도적이다. 이 말은 단지 여성이기 때문에 죽어야 했던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여성혐오가 낳은 결과 외에는 다른 이유로 설명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D. 2년 전의 ‘강남역 살인사건’을 비롯해 여성 대상 범죄가 늘고 있다. 이러한 사건들을 보며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또 두려움을 느꼈다. 그냥 손 놓고 여성 대상 범죄가 아니라고 부인하기엔 이미 너무 많은 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이기에 하루 빨리 인식 개선 및 처벌법 강화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최근 전 세계를 강타한 ‘미투 운동’의 바람이 우리나라에도 불고 있다. 계속해서 피해자들의 고발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미투 운동’의 바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A. 관련된 법이나 제도가 유명무실하고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할 위험이 있음에도 용기 있게 고백하는 이들을 지지한다. 그동안 ‘관례’나 ‘가르침’이란 이름으로 가려져 왔던 성폭력의 추악한 이면이 드러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차후에 피해자들이 또 다시 피해를 입는 일이 없게 관심을 가지고 계속 지켜봐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아직은 우려의 마음이 크다.

C. 바람직한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투 운동’이 공작이나 음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자신도 모르게, 또는 자신이 성희롱 한 경험이 있어 두려움에 떨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많은 한국 여성이 알게 모르게 성추행이나 성희롱을 당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이 사실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지 못한 것은 이를 성추행이라고 생각을 못하고 지나갈 때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피해 여성들에게 미투 운동이 용기가 된다고 생각한다.

D. 기득권에 의해 침묵을 강요받았던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냄으로써 가해자들이 사회적으로 처벌 받을 수 있었다. 물론 법치국가에서 이러한 방법이 옳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큰 변화를 불러오는 하나의 전환점이 되리라고 본다. 다만 일부 악용자들로 인한 피해자가 생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E. 이전까지는 피해자들이 남들의 시선이 두려워 피해 사실을 숨기고 혼자 속으로 끙끙 앓으면서 숨기려고만 했다. 반대로 가해자들은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드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하지만 미투 운동이 확산되면서 피해자들이 더 이상 숨지 않고 피해 사실을 호소할 수 있게 됐다.또한 가해자들이 저지를 수 있던 또 다른 성범죄를 사전에 예방 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

- 앞서 답변한 것들과 관련해, 여성 인권의 관점에서 우리나라 사회가 어떻게 바뀌길 바라는가

A. ‘상식적인’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당장 내일 집에 가는 길에 무서움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화장을 강요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농담을 빙자한 성희롱을 당하지 않았으면 하고 미투 운동을 계기로 사회가 각성해 성범죄를 당했을 때 이에 대한 사법처리가 잘 이뤄져 가해자가 부끄러워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B. 여성들도 그냥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원한다. 꾸미고 싶지 않으면 꾸미지 않아도 되고 옷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입고 또한 다같이 안전하게 귀가하고 자신이 받은 피해를 당당히 보상받을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길 바란다.

C. 여성이기에 눈치 보는 사회가 없어지길 바란다. 자신이 자신의 기회를 얻기 위해 하는 행동이 여성이라서 제한이 되고 여성이라서 피해를 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특히 “여자가 ~”라는 말이 좀 사라졌으면 좋겠다. “여자가 ~” 라는 말이 없어진다면 당연히 “남자가 ~”라는 말도 없어질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가장의 역할을 남·여가 같이 책임지며 남성도 이득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가 차원에서는 남·여에게 정확한 성 평등에 대한 개념을 심어주면서 이해를 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진행해준다면 좋을 것 같다.

D. 통계적 수치 면에서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하여 우리나라의 여성 인권이 도태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유교 사회로부터 이어진 전통이란 명목 아래 씌워지는 신체적·정신적인 프레임을 떠나 여성과 남성이 서로 같은 인격체로 존중받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남자라는 이유로 또 여자라는 이유로 이득을 얻어야 한다는 생각에 머무르기 보다는 좀 더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E. 알게 모르게 우리가 차별을 받아온 점이 있으나 사회 분위기상 당연하게 여겨져 그것이 차별 대우임을 인지하지 못한 것들이 더 있을 것이다. 앞서 답변했듯 집안에서나 사회에서나 여성 인권이 좀 더 존중받고 그 지위도 올라갔으면 한다. 한편으로는 여성들이 좀 더 자신의 부당함을 소리 내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돼 궁극적으로는 여성과 남성이 잘 어우러지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손형근 기자  sonh34@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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