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의 발전은 순수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유용한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질적으로 인류의 행복과 건강에 기여함을 동력으로 발전해 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사회가 고령화됨과 동시에 경제적인 풍요를 얻으면서 건강유지와 질병치료에 대한 인류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증가하고 있다. 특히, 암과 자가면역질환을 비롯한 선천적 요인 및 후천적 라이프스타일에 의해서 발생하는 치명적인 질병의 치료와 증상완화를 통한 수명연장은 인류의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목표이자 정복해야 될 대상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이러한 치명적인 질병의 치료에는 많은 비용이 들어 대다수의 사람들, 특히 개발도상국에 있는 많은 국민들은 기본적인 치료조차 받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경제적 규모와 부의 가치에 따라 인류가 받을 수 있는 치료의 범위는 많은 차이가 나고 가난하고 어려운 환경에 처한 사람들은 기본적인 치료를 통한 인권을 보장받기가 어려운 이 작금의 상황은, 생명공학자들로 하여금 어떠한 기술의 발전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인류의 복지 및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현재 이러한 질병의 치료와 완화를 위해 고가의 치료용 단백질 의약품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미생물에서 만들어지는 케미컬 및 단순한 단백질과는 달리 암과 같은 복잡한 질환을 치료하는 치료용 단백질은 복잡한 구조를 요하고 당쇄화와 같은 단백질의 변형이 그 효능과 약효에 치명적인 역할을 한다. 그래서 이러한 복잡한 단백질의 생산이 가능한 동물세포를 이용한 치료용 단백질 생산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미생물에 비해 낮은 생산능력과 효능을 유지하기 위해 요구되는 다양한 생물공정비용이 더해져 치료용 단백질의 단가는 단순 단백질생산에 비해 현격하게 증가하고 보편적인 인류의 사용을 저해하는 치명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까지 동물세포주 개선과 새로운 생물공정개발과 같은 산업계와 학계의 부단한 노력에 의해 동물세포의 생산능력은 비약적으로 향상되었고 만들어낼 수 있는 치료용 단백질의 스펙트럼 또한 넓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치료용 단백질의 수요는 향상된 생산능력을 넘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기존의 플랫폼으로는 대량생산이 힘든 복잡한 치료용 단백질들 또한 늘고 나고 있는 현실이다. 고농도의 단백질 의약품 생산 및 품질에 기여하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낮은 상태에서 대용량 스크리닝을 통한 생산세포주개발은 많은 시간과 비용을 요구로 하고 현재 다양한 한계점에 봉착한 상태이다. 이러한 문제를 타개하고 치료용 단백질 생산의 최적화를 통한 경제적 규모의 생산과 이를 통한 전 인류에게 접근성 높은 질병치료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더욱 더 체계화되고 효율적인 치료용 단백질 생산공정이 필요하다.

유전체학/후성유전체학 분석을 통한 생물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최첨단의 유전체교정기술을 접목할 경우 기존의 생산플랫폼 개선이 아닌 첫 단계부터 예측가능한 방식으로 고생산 고효율의 치료용 단백질 생산 동물세포주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즉 우리가 원하는 단백질의 효율적인 발현을 위해 특정 유전자를 제거 및 삽입하고 특정 신호전달경로의 활성을 조절함으로써 동물세포주를 인위적으로 조작하고 맞춤형으로 개량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특히 CRISPR/Cas9 시스템과 같은 최신의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새로운 유전자/유전체 교정 시스템은 이러한 동물세포주의 지능형 설계를 획기적으로 앞당길 수 있는 핵심기술로 사용될 수 있다. 다음 단계로의 도약을 위해서는 기존의 연구방법이 아닌 다양한 핵심 기술들의 융합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융합연구를 통한 맞춤형 동물세포 설계는 고효율의 단백질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위해 필수적이며 이는 빠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바이오의약품을 제공할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다. 현 그리고 미래사회에서의 인류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나는, 생명공학자의 하나로서, 이와 같은 답변을 하며 기고를 마무리 하고자한다.

저작권자 © 아주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