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일상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화석연료에 의존한 에너지사용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힌다. 집을 짓고 사는 데는 많은 에너지가 들어간다. 집을 지을 때도 에너지가 많이 소요되지만, 한번 지어진 집은 폐기될 때까지 계속해서 에너지를 사용하게 된다. 집은 우리의 생존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인데, 우리가 집을 짓고 사는 한 지구는 점점 더 온난화되어 기후는 변하고, 결국 지구는 지속불가능하게 되고 말 것이다.

건축물이 스스로 에너지를 자립할 수 있다면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고, 이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중요한 방안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기존의 주택보다 에너지를 70%정도 절약할 수 있는 패시브 디자인이 필수적이다. 패시브 건축기술의 첫 번째는 건축물에 고아텍스 옷을 입히는 것과 같다. 외부의 열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단열재를 두껍게 설계하는 것이다. 자연소재 단열재나 재활용소재 단열재를 쓴다면 더욱 친환경적이다. 또한, 단열재 사이로 공기가 유통되지 않도록 기밀계획이 필수적이다. 이렇게 고단열, 고기밀 계획 후 고성능 창호와 폐열회수 환기장치를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성능창호는 낮에는 태양열을 충분히 획득하면서도 밤에는 열을 잘 빼앗기지 않아야 한다. 폐열회수 환기장치는 실내에 따듯한 열을 갖고 있는 공기가 밖으로 나갈 때 열을 회수해서, 밖에서 들어오는 찬공기를 따듯하게 해서 환기하는 장치를 말한다. 여름철을 위해서는 뜨거운 태양열이 실내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차양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이렇게 설계된 패시브 하우스는 오스트리아 기후의 경우 촛불 7개면 겨울철에 난방이 될 정도다.

70%를 절약하더라도 여전히 30% 정도의 에너지가 남는다.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신재생 에너지다. 자연에서 무한하게 얻을 수 있는 태양에너지, 지열, 풍력, 바이오매스, 연료전지 등을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해서 자립하면 된다. 건축물이 스스로 에너지 발전소가 되는 것이다. 요즈음은 신재생 에너지 설비의 경제성이 향상되어, 남향의 경사지붕에 설치하는 태양광 발전판은 한전에서 공급하는 전기보다 생산단가가 싸다. 지열도 경제성이 높다. 바람이 많은 곳은 풍력발전이 가장 효과적이다.

우리 학교 건축학과에서는 위와 같은 배경에 대응하기 위해서 파란학기 프로그램으로 친환경 제로에너지 주택의 설계부터 시공까지 통합학습을 3학기 째 진행하고 있다. 이번학기에는 건축학과 학생들이 시흥시 에코센터에 제로에너지 모델하우스를 직접 지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제로에너지 건축의 설계부터 시공까지 전 과정을 주도적으로 학습한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다른 학교 학생들과 일반인들과도 협업하는 좋은 계기가 된다. 아울러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봉사하는 값진 경험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건축분야 시도되고 있는 친환경 에너지 제로 건축이 일상화된다면 기후변화 등 지구환경문제를 크게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지구환경을 위해 에너지만을 절약하는 것을 넘어서서 쾌적한 실내환경을 확보해 거주자의 건강에도 아울러 기여해야 할 것이다. 최근에 AI기술 등을 활용해 쾌적하면서도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스마트 홈에 대한 연구가 시도되고 있어, 조만간 우리의 삶을 쾌적하게 하면서도 지구환경도 지켜나갈 수 있는 방안 도출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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