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학교를 대표하는 얼굴들을 뽑기 위한 선거운동이 한창이다. 이제 곧 학과와 단과대 그리고 총학생회까지 내년에 활동을 하게 될 학생회 대표들을 우리 학우들의 손으로 직접 뽑게된다. 선거운동의 과정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총학생회 선거운동이다.

총학생회는 우리 학교 학우 모두를 대표하며 교내의 굵직굵직한 행사는 물론이고 대외적으로 학생대표 차원에서 여러가지 일을 진행한다. 과거 우리 학교의 상징물인 인마상 건설과 현재의 도서관 리모델링까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것에서 총학생회의 역할이 어느정도 기여를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총학생회의 위상과 역할이 해를 거듭할수록 부실해지고 있다. 공약만 보아도 그러하다. 전문성과 구체성이 사라진 것은 물론이고 기성 정치와 별다를 바 없는 포퓰리즘적인 공약이 난무하고 있다.

지난 제 36대 아모르 총학생회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지난 해 아모르 총학생회는 선거운동 당시 30개의 선거 공약을 제시했다. ▲아주대학교 홍보 방법 확대 ▲교양과목 다양화 ▲장애학생시설 환경 개선 등과 같이 구체적인 실현 계획이 없는 공약에서부터 ▲옥상정원 조성 ▲정문 신축 ▲온수 설치 ▲중앙도서관 옆 버스 정류장 개선 등과 같은 포퓰리즘적인 토목 공약까지 선거당시에는 당당했던 많은 공약들이 ‘예산상의 문제’와 ‘1년 내에 완수하기 어려운 문제’ 등과 같은 명목으로 임기가 마무리되는 현시점 휴지조각이 돼버렸다.

이번 제 37대 아이콘 총학생회 선본도 공약에서 몇가지 아쉬움이 있다. 기본적인 총학생회 자체의 소양인 ‘소통’ 자체를 공약으로 제시한 것에 모잘라 현실성 없는 공약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동결된 등록금으로 인해 줄어드는 교내 예산으로는 수 년간 학생사회에서 주요공약으로 등장하고 있는 시설개선과 일부 시스템 개편안은 사실상 불가능해보인다.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매년 총학생회는 유사한 공약을 제시하고 “다음 연도의 총학생회에게 인수인계하는 것도 공약 이행의 일환으로 생각한다”는 무책임한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차후에도 명확한 계획과 확고한 의지가 없는 총학생회가 당선됐을 때 그들의 대답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부실한 공약은 부실한 총학생회를 낳는다. 선거 기간동안 선본이 제시한 공약은 그들의 얼굴이고 그들이 향후 1년동안 어떤 활동을 할지를 보여주는 척도이다. 현실성 없는 공약은 미진한 그들의 준비자세를, 추상적인 공약은 무책임한 그들의 태도를 엿볼 수 있게 한다.

이번 37대 총학생회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유권자들이 선거에서 후보자들을 판단할 기준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후보자들이 제시한 공약과 이에 대한 그들의 소신이다. 공약이 부실하다면 이에 의문을 제시하고 이를 투표로 표출하는 것이 우리 학우들이 가진 ‘권리’이자 ‘의무’이다. 이번 총학생회 선거가 또다시 그들만의 ‘축제’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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