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과 30일 새로운 총학생회(이하 총학) 선거가 진행된다. 학교를 이끌 새로운 총학생회 출범을 목전에 둔 상황이지만 쉽게 앞날을 예상하긴 어렵다. 학우들의 투표율이 저조할 시 선거는 무산되기 때문이다.

새로운 총학 후보는 누구이며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일까. 학우들의 관심은 어떠하며 그들이 바라는 총학은 무엇일까. 다가올 선거를 예측해보는 동시에 새로운 총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전망해보고자 한다.

총학 선거운동본부 아이콘

제 37대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하는 선거운동본부(이하 선본)는 ‘아이콘(EYECON)’으로 단일 선본이다. 아이콘은 정후보 이성호(건축∙4) 학우와 부후보 박수빈(경영∙4) 학우가 이끄는 선본으로 학우들과 눈을 맞추며(EYE-CONTACT) 소통해 이상적인(ICON) 학생 사회를 건설하고자 출마했다.

아이콘의 홍보 책자 인사말에는 총학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학생들을 대표하는 일을 하며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학우들께 알려드리는 일’이라고 명시돼 있다. 이렇듯 아이콘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소통’이다. 학우들과의 소통이 기반이 되어야 학생회가 어떠한 일이라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이콘은 학생 소통팀을 구성해 학우들에게 모든 활동을 알리는 동시에 학우들의 작은 목소리까지 수렴해 더 나은 학생 사회로 나아가고자 한다.

기존 총학들에 대해 아이콘이 갖는 가장 큰 아쉬움은 소통 관련 노력 부족이었다. 정책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실패한 공약들을 학우들에게 전하지 않아 학생들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알 권리를 지켜주지 못한 것에 아쉽게 느꼈던 것이다. 이 후보는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학우분들께 활동에 대한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총학이 갖추어야 할 바람직한 자세라고 생각한다”며 “학우분들의 쓴소리도 겸허히 받아들일 줄 아는 쌍방향적 소통을 통해 원활환 소통 사회를 구축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앞으로의 활동 각오에 대해 “당선이 된다면 오로지 학우분들을 위한 총학생회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며 “학우분들이 자랑스럽게 여기실 총학을 만들 자신이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아이콘 공약 소개

37대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한 EYECON 선본(이하 아이콘)의 공약은 총 14개 이며 ▲소통 ▲시설 ▲복지 ▲교통 ▲교육·학사제도 ▲커뮤니티 ▲도서관 ▲글로벌캠퍼스 ▲기타 총 9개 분야로 나눠 살펴본다.

 

■ 소통 분야

소통은 아이콘이 다른 공약보다 강조하는 분야다. 이에 맞춰 학생 소통팀 구성이 첫 번째 공약으로 나섰고 이어서 교내 시설 불편사항의 취합 및 전달이 선을 보였다.

학생 소통팀의 구성은 ▲소통 ▲업무 보고 ▲피드백을 전담하는 부서를 신설해 학우들과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겠다는 공약으로 매 달 그리고 매 분기마다 총학생회의 업무와 공약 진행 상황을 보고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학우는 “가장 중요한 공약으로 학생 소통을 꼽았기 때문에 먼저 배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교내 시설 불편사항 취합은 아모르의 통합 민원접수 시스템 공약과 유사하다. 특히 시설에 관한 민원 접수를 중심으로 개·보수 결과를 알려주고 시행이 어려울 경우에는 자체 분석을 통해 공사를 진행할 수 있게 요구하겠다는 내용이다.

 

■ 교육·학사제도 분야

교육·학사제도 분야에서는 강의평가 정보 사전 열람 공약을 내세웠다. 앞서 A+는 강의정보 사전열람을 공약했고 아모르도 강의평가와 관련해 교육환경 개선 협의회 공약을 제시했다. 하지만 두 공약 모두 아직까지 이행되지 못했다. A+는 예산 확보에 난항을 겪어 공약을 완수하지 못했고 아모르는 1학기 매니페스토에서 학교와 논의 단계에 있음만을 밝힌 바가 있었다.

 

■ 시설 분야

전체 공약의 수가 줄은 만큼 다른 분야도 그 수가 줄었지만 가장 큰 감소폭을 보인 분야는 단연 시설이었다. 아이콘에서 내세운 시설 분야의 공약은 단 2개로 ▲A+의 9개 ▲아모르의 10개와는 매우 비교된다. 모바일 학생증 출입 장소 확대와 자판기 카드리더기 개선이다.

모바일 학생증 출입 가능 장소 확대는 학생증으로도 신학생회관과 생활관 출입을 가능하게 하겠다는 공약이다. 자판기 카드리더기의 개선 공약은 결함이 발생한 자판기의 수리 요청과

카드리더기가 없는 자판기에 대한 기기 추가 설치 요구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 복지 분야

복지 분야에서는 천원조식이 오랜만에 선을 보였다. A+의 주요 공약 중 하나였던 천원조식은 성공적으로 이행됐으나 아모르에서는 해당 사업이 진행되지 않았다. 지난 10월 한 달간 천원조식이 진행된 적이 있었지만 이는 학생식당 관리를 담당하는 아워홈 측에서 진행한 행사였다. 이에 아이콘은 지난 한 해 동안 보기 어려웠던 천원조식의 재추진을 위해 앞서 학교와 수요 조사와 예산 협의를 거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장애 학생을 위한 정책 공약은 주로 공간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서비스센터 일부 시설을 개선하고 강의실과 식당을 이용 시 겪는 불편의 해소를 골자로 하고 있다. 이삿짐 보관 공약은 고향에서 방학을 보내는 학우를 위해 학생복지위원회실에 짐을 보관해주겠다는 공약이다.

 

■ 커뮤니티 분야

1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아주인의 개발을 이어받아 관리까지 책임지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빠르면 다음 학기 수강신청 이전에 개발이 완료될 아주인의 개발을 아모르와 같이 진행하고 이후 아주인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규정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 도서관 분야

지난 10월 도서관 리모델링이 완료됐지만 2층 커뮤니티 라운지의 이용 불편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됐다. 특히 우리 학교 커뮤니티 사이트인 아주대학교 대나무숲을 중심으로 학우들의 불편·불만 호소가 이어지며 논란이 커졌다.

아이콘의 커뮤니티 라운지 이용 정책 확립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도서관 측과 협력해 학우들이 겪는 불편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 교통 분야

먼저 정문 앞 사거리에 대각선 방향 횡단보도를 추가하겠다는 공약을 걸었다. 대각선 횡단보도의 설치를 통해 학우들의 시간 효율성을 증진시키겠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A+는 학교 앞 신호등과 횡단보도 보수를 공약해 이를 이행한 바 있었다.

또한 광교중앙역행 통학버스의 운행 시간을 2회 신설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C교시와 E교시를 듣는 학우를 위해 수업 시작 15분 전에 학교에 도착할 수 있는 버스편을 마련하겠다고 공약집에서 밝히고 있다.

 

■ 글로벌캠퍼스 분야

외국인 학우들에게 가이드북을 발간해 나눠주겠다고 공약했다. 외국인 학우들의 한국 문화 수용과 빠른 학교 적응을 위해 영어와 중국어로 된 가이드북을 제작해 국제학사와 화홍관에 비치하겠다고 밝혔다.

 

■ 기타

새로운 공약으로 총학생회실 지킴이가 선을 보였다. 공과대학에서 시행하고 있는 공대학생회실 지킴이에서 따온 것으로 최소 1명의 총학생회 학우가 총학생회실에 머물며 학우의 대여 요청과 문의를 받아주는 공약이다.

 

 

 

학우들은 선거에 관심이 있을까

그렇다면 선거의 주인이자 유권자인 학우들은 이번 총학 선거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을까. 자세한 사항을 살펴보기 위해 본보는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5일간 249명의 학우들을 대상으로 총학생회 선거 관심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선거에 투표할 의향이 있으신가요?’라는 질문에 대해 총 249명 중 144명, 즉 58.1%의 학우가 ‘예’에 응답했다. 투표할 의향이 없는 학우는 15.3%(38명)였으며 ‘모르겠다’고 밝힌 학우는 25.8%(64명)였다.

그러나 투표에 임하겠다는 학우가 과반수 이상인 것에 반해 ▲공약인지정도 ▲후보인식여부 ▲선거인식여부를 고려하게 되면 얘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총학생회 후보의 공약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계신가요?’라는 질문에서 ‘아예 모른다’에 대답한 학우가 53.8%였으며 ‘5개 이상 알고 있다’에 응답한 학우는 11.6%, ‘10개 이상 알고 있다’에 응답한 학우는 3.2%였다. 과반수를 훌쩍 넘는 학생이 공약에 대한 인지가 저조한 상황이었다.

후보에 대한 인식 정도 역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번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가 누구인지 알고 있나요?’의 질문에 ‘아니오’에 답한 학우가 53.8%에 달했다. 선거인식여부까지 파악해보면 학우들의 무관심 정도에 대해 더욱 실감하게 된다. ‘이번 총학생회 선거가 언제인지 알고 있나요?’라는 질문에 알고 있다고 답한 학우는 4분의 1에 그쳤다. 185명(74.3%)의 학우가 선거 일자 조차 모르는 상황이었다.

 

 

 

 

학우들은 왜 선거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투표할 의향은 있지만 선거가 언제인지도 후보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아이러니한 상황. 이는 학우들이 총학 선거에 매우 무관심하며 수동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실태를 반영한다.

우리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학가 전반에서 학우들의 관심 부족으로 인해 총학 선거가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4월 전남대에서는 총학 재선거가 이틀 간의 연장 투표로 진행됐음에도 투표율 50%를 채우지 못해 무산됐다. 연세대 역시 3월 보궐선거를 진행했음에도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해 총학생회 결성이 무산되고 말았으며 서울대는 투표 기간을 연장해 투표율 50%를 겨우 넘겼다.

대학가 전반에서 발생하고 있는 투표율 저조 현상에 대해 일부 언론들은 대학생들이 국가 정치에는 관심을 보이면서 정작 캠퍼스 정치에는 무관심하고 자신들의 권리와 책임도 모른다며 비판했다.

 

 

 

총학 선거를 향한 저조한 관심, 왜?

총학 선거에 대한 대학생들의 무관심은 학생 사회에 대한 무관심에서 비롯된다. 오늘날 학생들은 교내의 공동체 경험이나 대의적 활동보다 개인의 관심 분야에 시간을 쏟는다. 개인에게 요구되는 스펙이 다양화 및 고도화됨에 따라 스펙 관리가 더욱 중요시 되면서 학생 사회에 대한 참여 의식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다.

학생 사회에 대한 학우들의 주인 의식이 사라지면서 무관심 뿐만 아니라 유권자로서의 책임 회피 또한 발생했다. 지난 8월 오마이뉴스가 앞서 언급한 ▲서울대 ▲연세대 ▲전남대 학생들 218명을 대상으로 ‘당신이 대학 총학생회 선거에 한 표를 행사한다면 대학교에 변화가 생길 거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어본 결과 75%가 ‘아니오’에 응답했다.

또 총학의 부족한 신뢰도가 학생들의 무관심을 야기한다. ‘아니오’에 응답한 75% 학생들에게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묻자 40%는 ‘우리 학교 총학생회는 대학생에게 닥친 문제들을 해결할 힘이 없다’고 답했고 30%는 ‘우리 학교 총학생회는 대학생들에게 닥친 문제들과는 거리가 먼 다른 활동들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답했다.

우리 학교 학우들이라고 반응이 크게 다르지 않다. 본보의 조사 결과 현 총학생회의 활동에 아쉬움을 갖는 인원이 과반수를 훌쩍 넘었다. 14학년도 국어국문학과 부학생회장을 역임했던 우지혜(국문∙4) 학우는 이에 대해 “총학생회 당선 후 공약 이행이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이전부터 줄곧 이어져 왔다”며 “학우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홍보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등 초심과 달라지는 모습에 학우들이 등을 돌리게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왜?

총학생회의 필요성을 절감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학생들은 왜 선거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 학생회 활동을 경험해본 학우들로부터 그 이유를 들어보았다.

우 학우는 학우들이 자기 목소리를 외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선거 참여의 이유를 밝혔다. 그는 “학우들이 투표를 통해 자기의 의사를 표현하지 않는다면 소수의 의견만으로 학교 전반의 사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총학이 학우들의 실질적인 필요를 반영하여 학교 사회 발전에 이바지 하도록 학우들은 꼭 투표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경영학과 학생회 구성원인 도유리(경영∙2) 학우는 “많은 학우들이 총학생회 활동에 대해 자신과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총학의 활동은 학우들의 생활 여건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학우들이 관심을 가져야 더 나은 총학이 만들어지고 그로 인해 더 나은 학생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학우들의 무관심이 되려 학우 스스로에게 독이 될 수 있다. 15년도의 경우 총학 선거가 무산돼 재선거를 했음에도 투표율 미달로 16년 초에 보궐선거가 실시됐다. 이에 따라 다수의 스쿨버스가 폐지되는 등 학우들에 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선거 역시 어쩌면 무관심으로 인해 종결될 지도 모른다. 또다시 총학의 부재로 인한 문제가 화살이 되어 학우들에게 돌아갈지도 모를 일이다. 한 번의 투표가 앞으로의 학교 생활을 우리 학교를 바꿀 것이다.

 

 

 

 

총학생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

설문조사 중 ‘현 총학생회의 지금까지의 활동들에 대한 아쉬움이 있으신가요?’라는 질문에 대해 전체 학생 중 59%(146명)가 ‘매우 그렇다’와 ‘그렇다’에 답했다. 총학에 대한 대다수 학우의 인식이 긍정적이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새 총학생회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공약 이행에서의 성실성’이 25%(166명)로 1위였고 ‘학우 요구에 대한 적극적인 피드백’은 24%(160명)으로 2위였다. 이외에도 학우들은 ‘아주인의 재탄생’과 ‘비리 없는 총학생회’ 등을 바라는 점으로 적어냈다. 이러한 바람은 분명 현 총학과 관련 있다. 학우들이 현 총학이 이행하지 않았던 공약들을 잊지 않고 새 총학을 통해 실현되길 바라는 것이다.

앞으로의 총학은 학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히 알아야 한다. 아이콘이 강조하고 있는 ‘소통’은 기존 총학에서도 자주 내세웠던 부분이다. 단순히 말로만 이루어져선 안 된다. 유세에서 잠깐의 인기를 얻기 위해 소통을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고 그것이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지금껏 총학은 학우들을 실망시키기 일쑤였다. 그로 인해 총학에 대한 낮아진 기대감은 무관심으로 이어졌다. 총학생회는 우리 학우들을 대표하는 단체이다. 더 이상 실망시키지 않고 올바른 곳으로 이끌어줄 참된 대표자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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