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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이의 소원이 이뤄지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 이주열 기자
  • 승인 2017.11.1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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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 소원 (Hope, 2013) / 감독 : 이준익 / 출연 : 설경구, 엄지원, 이레 외

최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조두순 사건에 대한 재심청구’ 요구가 사회적으로 큰 이목을 끌고 있다. ‘제발 조두순 재심 다시해서 무기징역으로 해야됩니다!!!’ 라는 단문으로 올려진 이번 청원은 11일 3시 기준 44만 명을 돌파하여 현 정부 출범이후 역대 최다 참여자를 기록했다.

영화 ‘소원’은 조두순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이다. 영화의 주요소재가 된 조두순 사건은 2008년 12월 11일에 발생한 아동성폭력 사건으로 당시 조두순은 8살이였던 피해아동을 잔혹하게 강간하고 폭행했다. 이로 인해 나영이(가명)은 항문과 생식기가 80% 영구소실되는 등 씻지못하는 고통을 안고 살아가게 되었다.

2017년이 된 지금 징역 12년 처분을 받은 조두순이 출소를 약 3년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헌법과 형법 체계상으로는 조두순에 대한 재심이 사실상 불가능하며 12년형을 받은 그에게 무기징역을 추가로 부가하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번 재심청구에 대한 44만 명의 요구는 아쉬운 바람으로만 끝날 듯 하다.

영화 속 소원이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영화 속의 소원이는 부모님들과 이웃들의 도움 그리고 학교 친구들의 배려로 점차 웃음을 찾아간다. 소원이가 부끄러워하는 배변주머니의 바스락거림을 가방에 사탕을 가득 채워 신경쓰이지 않게 해주는 아버지와 소원이가 제일 좋아하는 코코몽 인형탈을 쓰고 춤을 춰주는 이웃들 그리고 등교와 하교 시간에 위축된 소원이를 지켜주며 뒤따라가는 친구들로 인해 소원이는 마음의 아픔을 씻어내간다. 그러나 이러한 영화의 따뜻한 모습은 현실과 차이가 있어 보인다.

아직까지도 많은 아동들이 불미스러운 일을 당하고도 치료비를 걱정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합당한 배상과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도 영화 속의 대다수의 따뜻한 사람들과는 달리 수많은 소원이들에게 상처의 치유를 그들의 몫이라고 떠넘기고 외면하고 있다.

정작 이들을 아프게 하는 것은 따로 있다. 혹 범죄자가 복역을 마치고 다시 보복을 하러오지는 않을까하는 두려움. 자신은 이러한 일로 끔찍한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함에도 불구하고 가해자는 감옥에서 몇 년만 살다나오면 일반인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삶을 살게 된다는 억울함이 이들을 더욱 아프게한다.

영화 ‘소원’의 범인 최종술과 조두순 사건의 범인 조두순은 만취상태에 있다는 점을 근거로 12년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당시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아동성범죄 처벌수위와 법체계에 대해 분노했다. 그러나 이후 실제 해당 판사는 심신미약 조항은 판사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반드시 적용해야하는 강제규정이기 때문에 적용할 수 밖에 없었고 밝혔다. 또한 형행법상으로 피의자 측이 항소할 경우 1심의 판결보다 높게 선고하지 못한다. 조두순 사건 당시에도 검사가 아닌 조두순의 항소로 2심 재판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1심 재판의 판결보다 형량을 높일 수 없었다는 점이 드러났다.

12년이면 우리 아가 몇살인줄 아십니까!

아동성범죄와 관련하여 처벌 수위에 대한 논란도 뜨겁지만 더 큰 문제는 이들이 복역을 마치고 나서는 별다른 제재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조두순만 보아도 그렇다. 조두순은 범행 당시 전과 17범의 성범죄자였다. 폭력 전과는 물론이고 그 전의 강간치상 등의 성범죄가 무려 5건이나 됐다. 이러한 범죄자가 17건의 범죄를 저지르고도 또다른 성범죄를 저지를 수 있게 방치했다는 것에 모잘라 또다시 3년 후면 아무런 제재없이 우리 주변에 섞여서 살아간다는 것이 충격적이다. 이러한 범죄자가 12년의 징역기간 동안에도 아이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교화되었다고 보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지난 해 대검찰청에서 발표한 ‘2015년 주요 범죄유형별 특성’에 관한 자료에 따르면 13세 미만 아동 대상 재범자 중 12.9%가 이전에 성폭력관련 범죄를 저지른 경력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2010년도 자료의 ‘동종 전과자의 재범기간별 비율’은 2010년 기준 1년 이내가 33.4%로 가장 높았다.

과거에는 사회보호법이라는 명목으로 재범의 위험성이 있고 특수한 교육과 개선이 필요한 자에게 보호처분이 가능지만 현재 이 법은 2005년 8월 4일 범죄자에 대한 이중처벌이라는 명목으로 폐지됐다. 국민들의 지지가 뜨거운 지금 조두순과 같이 재범가능성이 아주 높은 흉악범에 대해 사회보호법과 같은 사회적·법적 제재수단이 반드시 필요하다. 조두순 사건은 ‘사고’가 아닌 ‘사건’이다. 사고는 막을 수 없지만 사건은 막을 수 있다.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되어서는 안된다. 유명해지면 나쁜 아저씨가 다시 찾아올까봐 무섭다던, 그래도 사람들을 고쳐주는 의사가 되고 싶다던 해맑고 귀여운 8살의 소원이의 눈에서 또다시 눈물나서는 안된다.

이주열 기자  julegoman@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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