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가에서 성 평등 문제에 관한 학우들의 참여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학교에서도 평등을 향한 태동이 조금씩 시작됐다.

먼저 학우들이 자발적으로 힘을 합쳐 성 평등을 위한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페미니즘 소모임 ‘파란’과 사학과 소학회 ‘세컨드 아카데미(이하 세아)’가 이에 활동하고 있다. ‘파란’은 이번 학기를 기점으로 시작된 페미니즘 소모임이다. 페미니즘에 관심이 있는 학우들이 교내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눌 만한 단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2달간의 회의와 준비 끝에 파란을 결성했다. 매주 두 차례 소모임을 진행하고 매달 별로 주제를 잡아 이와 관련된 토론을 하며 함께 성 평등 관련 전시를 보러 가는 등 다양한 형태의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소모임 활동을 통해 구성원들은 페미니즘에 대해 더욱 깊이 있게 배우고 있다. 파란의 일원인 A 학우는 “페미니즘에 처음 관심을 가졌을 땐 오직 여성의 인권만을 신장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소모임에서 회원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양한 사회적 약자의 인권도 생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더불어 B 학우는 “교차성 페미니즘을 지향하고 어떠한 조건에도 우위를 두지 않는 평등을 지향하는 분이라면 누구든 함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세아 또한 성 평등 활동을 해나가고 있다. 경제와 사회 불평등 그리고 고전 등의 지식을 공부하는 세아는 학회원들 간의 회의를 통해 페미니즘에 대해 공부하기도 한다. 지난 9월 ▲사회대 ▲인문대 ▲자연대 연합 학술제에서는 파란과 연합해 여성에 대한 불평등을 인식할 수 있는 게임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세아의 일원인 차재헌(사학∙3) 학우는 “파란과 함께 진행한 행사에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시고 행사 호응도 좋아 굉장히 뜻 깊었다”며 “앞으로 세아 내 학우들이 원하면 언제든 성 평등 관련 세미나 및 프로그램을 진행할 것이다”고 밝혔다.

교내 성 평등 관련 행사나 프로그램은 성폭력상담센터가 주도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6일 율곡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오찬호 사회학자의 강연 역시 성폭력상담센터가 주관하여 진행됐다. 시대적으로 페미니즘 욕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학우들에게 성 평등 관련 지적 자원을 전하고자 기획된 것이다. 올해만 손하람 작가와 이은희 변호사에 이어 세 번째 강연이었다.

오찬호 강사의 강연을 들은 학우들의 반응은 상당히 우호적이었다. 이혜인(사회∙4) 학우는 “오찬호 강사님 책을 읽으며 꼭 한번 만나 뵙고 싶다고 생각했었다”며 “우리 학교 강연을 통해 뵐 수 있게 되어 매우 좋았다”고 말했다. 또 장용성(정외∙4)학우는 “평등에 관한 우리 사회의 문제점에 대해 강연자 분께서 논리적으로 꼬집어주셔서 흥미롭게 들을 수 있었다”고 강연의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학교 전체적으로 성 평등과 관련해 크게 성장했다 보기는 어렵다. 이번 강연을 들은 최지선(정외∙4) 학우는 "학우마다 젠더 문제에 대한 감수성이나 인식의 편차가 심한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 성폭력상담센터 김다미 전임연구원은 "올해 세 번의 강연이 진행 되었음에도 참여 학생 수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행사 참여 뿐만 아니라 학생들 자체적인 노력이 증대된다면 성 평등에 대한 학교 전체적인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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