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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인]아주대의 아침을 여는 사람들청소노동자조합 최인숙 분과장 인터뷰
  • 이재하 수습기자
  • 승인 2014.03.27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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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관 우측 맨 끝에 있는 미화원 휴게실 앞에 섰다. 곧 겨울 추위도 몰아낼 듯 따뜻한 미소를 짓는 중년의 여성이 문을 열며 반겨줬다. 좁은 방에는 2인용 소파 하나와 올 겨울 추위를 견디게 해줄 담요 몇 개가 있었고 안 쪽 커튼 너머로 주무시는 분들의 발이 보였다. 차가운 것도 괜찮겠냐는 말을 하며 음료수를 권하는 손에 저절로 시선이 쏠렸다. 거칠게 부르튼 손, 그 손과 얘기를 나눠보았다.

Q.이 일을 한지 얼마나 됐는가
3년하고 몇 달 지난 것 같다. 2010년 4월 1일 입사해 체육관에서 청소를 맡았다.

Q.업무는 어떤 것들이 있고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
업무는 율곡관이나 다산관, 체육관 등 13군데 부서별로 다르다. 여자미화원은 건물 실내청소를 담당하고 남자미화원은 바깥 교정을 청소한다. 원래는 7시부터 업무가 시작되지만 제 시간에 청소하지 못할 때를 대비해 보통 새벽 5시30분쯤에 출근한다. 이른 아침에 출근하는 게 마냥 피곤하고 싫지만은 않다. 아무도 없는 길을 걷다보면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되는 것 같다. 늘 가던 길로 가는 터라 눈을 감고 걸어도 될 것 같다. 그렇게 걷다보면 어느새 학교에 도착해있고 통상 6시에 작업복으로 갈아입는다. 10시 30분까지 강의실이며 복도, 화장실에 강당까지 모든 청소를 마쳐야한다. 이후 1시까지는 점심시간 겸 쉬는 시간이다. 그 시간은 동료 미화원들과 오순도순 얘기를 나누며 밥을 먹으러 떠난다. 점심시간이 끝난 1시부터 3시 30분까지 다시 아침에 했던 곳들을 청소하고 하루의 반을 그렇게 마감한다.

Q.가장 힘든 업무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남자미화원은 눈이 내리거나 낙엽이 쌓였을 때 날씨도 추운데 바깥에 오래있는 것을 힘들어한다. 남자 미화원들은 눈이 내릴 때면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마냥 비장한 눈빛으로 바뀌곤 한다. 물론 돌아올 땐 파김치가 되어 들어오지만. (웃음)

Q.겨울에는 상당히 추울 것 같다.
작업복이 용역 업체에서 사계절마다 배급된다. 여자미화원 분들은 대부분 실내에서 일을 하니까 춥지 않다. 하지만 남자미화원 분들은 밖에서 일을 하셔서 겨울용 작업복을 입어도 추우실 것 같다. 휴게실에 덜덜 떨며 들어오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Q.기억에 남는 학우들이 있는가
이전에 여자화장실에서 누군가가 잃어버린 핸드폰이나 반지 등 귀중품을 주인에게 찾아주는 기특한 학우들이 간간히 보이는데 이런 작은 아름다움들이 기억에 오래 남는 것 같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이런 따뜻한 마음씨를 잘 간직했으면 좋겠다.

Q.힘이 났던 순간이 있나
작년 봄이었던 것 같다. 기독교 동아리 학생들이 빵과 음료수를 나눠줬을 때 따뜻함과 고마움을 느꼈다. 그 때 힘이 많이 난 것 같다. 행복이란 게 가까운 곳에 있다는 걸 새삼 느꼇다.

Q.언제 보람을 느끼는가
아들 딸같은 우리 아주대 학생들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 가끔 지나가던 학우들이 밝은 웃음과 함께 인사를 할 때면 괜스레 입가에 미소가 번지곤 한다.

이재하 수습기자  a6729211@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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