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지난 겨울에 어떤 즐거움을 발견했는가? 필자의 즐거움은 교정 내에서 느낀 겨울이었다. 쌀쌀맞게 내리던 눈 속 손을 꼭 잡고 한 발씩 내디디며 걷는 어떤 이의 모습과 얼어붙은 길바닥을 빙판 삼아 스케이트를 타던 이들의 모습 그리고 소복하게 쌓인 눈으로 눈사람들을 만들던 사람들의 표정과 손길이 떠오른다. 특히 해 질 녘에 봤던 도서관 앞 눈사람 전시회는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줬다. 날씨는 추웠지만 마음은 훈훈했던 그런 계절이었다. 겨울의 풍경에서 느껴지는 순수함은 필자를 웃음 짓게 했다. 이제는 겨울만의 차가운 즐거움도 기억 속
그야말로 ‘기술 총동원령’이다. ChatGPT는 물론이고 다양한 기술들이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고 있다. 이들의 등장은 대중들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가져다줬다. 특히 교육 분야에서의 파장이 상당하다. 교육계에서는 ChatGPT를 학습의 도구와 부정행위의 수단 중 무엇으로 바라봐야 할지에 관한 의견이 분분하다. 과연 ChatGPT는 교육계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과거 학생들은 궁금증이 생기면 먼저 백과사전을 찾고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어학사전을 펼치기도 했다. 한때는 각종 사전이 대학생의 필수품이었다. 그러
신종코로나바이러스 19(이하 코로나 19) 사태가 점차 완화되면서 4년 만에 학위수여식과 입학식이 개최됐다. 20학번과 21학번 그리고 22학번 학생들은 대면행사를 하지 못해 아쉬움이 크게 남았지만 23학번 학생들이라도 행사를 제대로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니 다행이었다. 통념상 대면으로 진행하는 행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몇 년간 진행하지 못하다가 대면 행사가 활발히 진행되는 것을 보니 대면 행사의 의미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우리 학교 기숙사에 살고 있는 학부생으로서 1면에 실린 기숙사 관련 내용이 눈에 띄었
지난 6일 고용노동부는 주 최대 근로 시간을 현행 52시간에서 69시간으로 늘리는 개편안을 확정했다. 정부가 근로자의 선택권 확대와 건강권 강화라는 달콤한 말로 포장한 개편안의 핵심은 일이 많을 때 몰아서 일하고 후에 몰아서 쉴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이는 지금까지 우리가 이어오던 근로 시간 감축 기조와는 반대된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연 근로 시간은 1천9백15시간으로 OECD 38개 회원국 중 5위를 기록했다. 2천 시간 이상 노동으로 OECD 1위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서는 확연히 줄어든 수치다. 우리가 꾸준히 근로 시간을 감축시
사랑하면 두렵다. 오랜 꿈인 영화가 두려워 도망친 곳이 학보사다. 사실만 쓰면 되는 기자 일이 딱히 어려울 것 같지 않았다. 유년시절부터 대학까지 잦은 글쓰기 과제로 글공장과 다를 바 없었던 필자에게 한두 장짜리 글을 생산하는 것이야 누워서 떡 먹기처럼 여겨졌다. 또한 인생 그 자체였던 영화도 포기했는데 무엇이 두려울까. 부조리한 사람들 따위에 흔들리지 않고 미친개처럼 진실만을 보도할 자신이 있었다. 영화 '택시운전사'의 힌츠페터처럼 모두가 꺼리는 현장에 목숨 걸고 싶었다.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은 ‘기자’라는 자만감
학생회 선거로 다소 소란스러웠던 교내에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이 찾아왔다. 각종 규제 완화로 다양한 학생회 주관 활동이 기대되는 지금 1면에 선거 결과를 다룬 학보가 눈에 띄었다. 먼저 선거 관련 기사는 이번에 도입된 개인정보제공동의 도입에 관한 내용이 인상 깊었다. 관련 세칙이 부재한 만큼 충분히 다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다. 올해 관련된 내용을 주제로 전체 학생대표자회의가 개최된다면 더욱 많은 학우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이번 호의 8면부터 12면까지 다뤄진 매니페스토도 마찬가지다. 총학생회와 각 단과대학 학생회 그리고
세상 살기 힘들다는 소리가 점점 더 크게 들려온다. 온 세상에 위험과 불안이 가득 차 있고 앞으로의 희망은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소식만 들려온다. 반도체 수출 시장은 불황을 맞이했다고 하며 유럽에서는 전쟁이 일어났다고 한다. 옛날이 살기 좋았다며 요즘은 살기 너무 힘들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과연 세상은 점점 나빠지고만 있는 걸까? 우리 세상에는 정말 아무런 희망도 없는 걸까?세상이 점점 나빠지기만 한다는 절망감은 오직 뉴스를 통해 세상을 파악할 때 생기기 십상이다. 뉴스는 최근에 일어난 부정적인 사건에만 주목해 세상을 왜곡한다.
기업들은 메타버스가 신기술이자 혁명이라고 찬양한다. 메타버스가 마치 인터넷 혁명처럼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고 말이다. 투자자는 이에 동조했고 관련 펀드는 불티나게 팔렸다. 다수의 기업 또한 마찬가지로 메타버스에 공격적 투자를 감행했다. 지난 1월 개최된 소비자 가전 전시회 2023(이하 CES 2023)’의 주요 화두 역시 메타버스였다. ‘칼리버스’는 상점을 꾸몄고 ‘피아트’는 메타버스 스토어를 선보였다. 또한 현대자동차는 ‘메타 모빌리티’를 출시했다. 하지만 이들의 메타버스는 전혀 새롭지 않다. 대다수 기업이 AR 혹은 VR
최근 입시 현장에서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의대생을 배출한 학교가 서울대학교(이하 서울대)라는 말이 떠돌았다. 대학가에 부는 의대 선호 현상에 대한 비유적 표현이다. 의대 선호 현상은 과거부터 존재했지만 최근 그 양상은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실제로 올해 진행된 대학 정시모집에서 서울대의 합격 정원 대비 28.8%가 최종 등록을 포기했다. 의학 계열에 복수 지원해 합격한 이들이 빠져나간 결과다. 카이스트 등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 4곳에서도 최근 5년간 자퇴생 1천여 명 중 80% 이상이 재수나 반수를 통해 의대에 입학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처리를 막기 위한 소위 ‘방탄 국회’가 개회 중이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더라도 국회가 열리지 않으면 불체포 특권이 적용되지 않으니 하루도 빈틈없이 국회를 열어 이 대표를 지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 대표를 지키느라 막상 국회의 목적인 국민의 삶과 직결된 민생법안 처리는 뒷전이 된듯하다.민주당은 현재 임시국회가 끝난 3.1 절에도 임시국회를 연달아 열자고 주장하고 있다. 밖으로 내세우는 명분은 북한의 무인기 도발과 민생법안 처리 등이다. 덧붙여 '일하는 국회법
이번 겨울 많은 이들이 가스요금 고지서를 든 채 손을 떨었다. 지난해 세 차례에 걸친 인상으로 난방 및 온수 요금이 37.8% 올랐기 때문이다. 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급격한 난방비 인상을 체감한 사람들은 기록적인 한파에도 불구하고 보일러 가동을 중단했고 자영업자는 매출 감소를 무릅쓰고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여론이 들끓자 정치권은 뒤늦게나마 관련 논의를 시작했다. 야당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신임 가스공사 사장의 전문성과 줄줄이 인상된 물가를 지적하며 현 정부가 서민들의 삶에 관심이 없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반면
본보의 수습기자로 활동하며 3번의 마감을 거쳤다. 첫 신문에서 짧은 스트레이트 기사로 시작해 인터뷰 기사와 학술 기사를 작성하게 됐다. 글의 분량이 늘면서 글을 쓰는 시간도 길어졌다. 글이 늦게 나오니 동료 기자들과 퇴고하는 시간이 미뤄졌다. 668호 작성 당시 필자의 학술 기사는 해당 호의 기사 중 가장 늦게 완성됐다. “글이 너무 늦게 나온다”는 말을 듣고도 혼자서 계속 글을 부여잡고 있던 결과였다.필자의 글의 부족한 점을 마주하는 게 두려워 한 단어 한 문장에 온 힘을 쏟았다. 한 번에 완전한 글을 쓰려는 욕심을 부렸다. 퇴고
지난달 1일부터 4일까지 우리 학교 경인 통일교육 센터에서 진행한 한일 청년 교류 프로그램인 ‘경인 청년, DMZ 너머 아시아路’란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4일간 와세다 대학과 게이오대학 그리고 도쿄 대학을 방문해 청년들과 동아시아 평화를 주제로 한반도의 분단과 통일 그리고 한일관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먼저 한반도의 분단과 통일에 대해 일본 학생들은 가까운 나라임에도 남북한의 상황을 잘 알지 못했다. 일본 학생과의 대부분이 한국과 북한을 아예 다른 국가로 인식했다. 또한 한국과 북한이 지닌 한민족 의식과 통일에 대한 생각도 처음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해 연일 뉴스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통해 법령 도입 이후 화물운송사업자에 대해 처음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는 등 강경 대응에 나셨다. 파업으로 인한 국가 경제적 손실과 불편함에 대한 보도가 쏟아지며 당장 연말을 앞두고 물류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논의 대상의 대부분은 ‘노조’와 ‘파업’일 뿐 ‘화물운송 노동자’가 아니다.화물연대의 요구는 ‘안전운임제’의 영구 도입과 대상 확대다. 정부는 안전운임제의 법적 실효성을 지적하며 이를 법제화하기 이르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융합 학문을 선도하는 세계수준의 대학’ 이라는 슬로건을 기억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과거 2009년 우리 학교는 내년까지 1단계로 국내 대학 Top 10 재진입 2단계로 아시아50대 대학 진입 그리고 3단계로 세계 100대 대학 진입으로 이어지는 ‘아주비전2023’을 선포한 바 있다. 2023년을 한 달 앞둔 지금 아주비전 2023은 아주비전 3.0이라는 이름으로 명칭이 변경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아주비전 4.0을 대외적으 로 홍보하는 지금 13년 전 학교가 꿈꿨던 과거와의 거리는 너무나 멀다.아주비전 2023 선포 당시의 분
가을임에도 이상하리만큼 따뜻한 날씨. 하지만 우리에게 그다지 따뜻하지 못한 소식이 들려왔다. '1029 이태원 참사'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사고였던 만큼 모두에게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이런 소식은 아주대학보 1면과 11면에 담겼다. 1면에서는 학생상담소와 학생지원팀이 1029 피해자 접수 및 심리 상담에 나선다며 우리 학교 내에서 대처하는 태도를 보도했으며 11면에서는 사태에 관해 더욱 심층적인 내용을 다뤘다. 비록 사설에서 다룬 짧은 이야기였지만 과연 이 사태에 맞는 방식의 '애도'를 행했는가에 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19의 확산으로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배달 산업 규모가 급성장했다. 하지만 배달 노동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다. 배달노동자는 노동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기본적인 안전마저 외면당한다.배달노동자가 사투를 벌이며 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의 배달 산업은 더 많은 배달 물량을 더 빠른 속도로 처리해야 한다는 목표를 달성하는 방향으로 성장했다. 그 결과 배달노동자는 배달 시간을 1분 1초라도 단축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쓴 속도 경쟁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배달노동자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정한 ‘특수
지난 1993년 개관한 우리 학교 도구박물관은 지역 사회를 대표하는 대학박물관으로써 지역 사회의 문화 역량 강화와 문화적 가치 발굴에 앞장서고 있다. 이번 호는 도구박물관에서 유물 수집과 교육프로그램 등 다양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최영민 학예연구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안녕하세요 도구박물관 학예연구사 최영민입니다.최 학예사는 지난 2017년 11월부터 약 5년 동안 우리 학교에서 학예연구사로 근무했다. 그는 고고학 전공 후 고대 제철 기술이랑 철기에 대해 연구하며 박물관의 주요 업무를 통괄하고 있다. 최 학예사는
100% 생방송 좀비 영화를 찍고 있는 정신없는 촬영 현장. 배우들이 현장으로 오던 중 사고를 당하며 출연할 배우가 없자 감독과 감독의 아내가 배우로 나선다. 스태프들은 열의에 가득 차 촬영을 시작하지만 계획했던 생방송 동선은 꼬이고 각본과 설정을 수정해가며 겨우 생방송 영화를 찍는데 성공한다. 영화 의 줄거리다. 힘겹게 촬영을 마친 주인공 일행은 무사히 작품 하나를 만들어낸 것에 기뻐한다.학보는 하나의 연극이다. 학보사는 매달 연극 하나를 무대 위로 올린다. 그 과정에서 소품이 부서지기도 하고 극의 내용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