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달 5일 촛불시위를 위해 광화문 광장에 다시 모인 20만 시민들 앞에 대형 스크린이 내려앉았다. 그 안에는 백남기 농민의 큰 딸 백도라지씨 외에 2명이 제페토의 시 ‘집을 나서며’를 낭독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하 생략) 그녀는 무언가를 참아 삼키듯 시를 낭독하기 시작했다. 이는 ‘세상을 바꾸는 광장에 당신을 초대합니다’라는 12일 열렸던 촛불집회 초대영상이었다. 누군가의 딸, 언니 그리고 아내로서 평범한 삶을 살았던 그녀를 누가 세상 앞으로 나오게 했는가. 지난 해 11월 14일 광화문 광장에서 ▲농민문제 ▲세월호 참사 진상
지난 7일 중국 어선이 우리나라 해경 경비정을 들이받아 침몰시킨 사건이 발생했다. 과거의 중국 어선은 쇠파이프나 흉기들을 이용한 위협 행위로 악명이 높았지만 고의로 해경 경비정과 충돌해 침몰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우리 정부의 외교방식이다. 사건 발생 31시간 후에야 보도 자료를 발표하고 주한중국대사관 총영사를 초치하며 늦장 대응 방식을 보였다. 이러한 조치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대응방식이었지만, 이번 문제는 국가의 존엄과 주권이 무시당했다고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중대한 사건이었기에 정부의 무덤덤한 대
언제 땅이 흔들리고 갈라질지 모르는 지진의 위협이 도사리고 있는 가운데 사람들의 불안과 공포는 나날이 심해지고 있다. 지난 9월 12일 오후 8시 32분경 경주시 남남서쪽 8km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강진 이후 9월 30일까지 총 4백47회의 여진이 발생했다. 1978년 국내에서 계기 지진 관측을 시작한 이래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으나 이에 대한 재난 대책 컨트롤 타워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국민들은 불안에 떨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유래 없는 강한 지진이 연일 가장 큰 화제가 되면서 우리나라의 형편없는 재난 대책 체
지난 4월 13일 2016 총선 개표진행 당시 각 선거구의 유력한 당선 후보를 보여주는 TV에 나타난 전국지도의 화면에는 파란 바탕에 빨간 점과 빨간 바탕에 파란 점 하나가 눈에 띄었다. 이 두 점에 나타난 지역구는 대구 수성구갑의 더불어민주당의 김부겸 후보와 전북 전주시을의 새누리당의 정운천 후보는 결국 제 20대 국회의원으로 당선이 되면서 화제가 됐다. 또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를 선출된 각 당대표들의 출신 지역도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새누리당 대표인 이정현 국회의원은 순천태생으로 호남출신이고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근 취직준비를 하는 친구의 부탁으로 미숙하게나마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 첨삭을 해준 적 있다. 한달여 간 공을 들여 쓰여진 자소서는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자소설’이었다. 성장과정과 입사후 포부를 밝히는 자리에서는 열정과 성실함 그리고 책임감을 구겨 넣은 듯 했다. 그 취준생은 치열하게 산다고 살았는데 막상 쓰려니 무슨 내용을 써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취준생들은 자소서를 잘 쓰기 위해 자소서 대행업체나 컨설팅 업체에 엄청난 시간과 돈을 쏟아부을 뿐 아니라 자소서의 재료라고 불리는 스펙을 쌓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다.
K리그 클래식의 심판 매수 사건이 또다시 터졌다. 지난해 경남FC의 심판 매수 사건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두 심판에 연관된 사건이지만 계속된 이런 심판 매수 사건은 한국 축구 발전에 있어 계속된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해당 스카우터가 소속해 있는 구단인 전북 현대(이하 전북)는 구단이 일절 관여한 바 없고 스카우터 개인이 심판들에게 돈을 준 일이라고 입장을 표명한 상황이다. 구단이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구단차원의 승부조작으로 사건이 커지지는 않았지만 K리그 최고의 구단 중에 하나인 전북에서 이런 사태가 벌어진 만큼 심판 매수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중 숨진 김모군의 죽음을 둘러싼 논란이 아직까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19살 수리공 소년의 죽음 뒤에는 서울 메트로와 그의 외주업체인 은성 PSD의 잔인한 거래가 숨겨져 있었다.은성 PSD는 서울 메트로의 외주 업체로 스크린도어 수리 업체다. 이곳엔 서울 메트로 퇴직 직원들이 낙하산으로 정규직 자리에 앉아있다. 이들은 대부분 역무원 출신으로 스크린도어 수리 기술의 전문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월 평균 4백만 원에 이르는 월급을 받아갔다. 하루종일 스패너와 드라이버를 양 손에 쥐고 스크린도어를
“미국에 들어오는 불법 멕시코 이주자들을 막기 위해 커다란 장벽을 세우겠다”농담으로 듣기에도 거북한 막말은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며 자국민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지난 4일 근거 없는 막말꾼이자 오만한 부자의 모습으로 비춰진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공화당 후보로 확정됐다. 뿐만 아니라 지난 9일 필리핀의 과격 정치인이며 잠재적 독재자로 불린 두테르테가 필리핀 대통령으로의 당선이 확실시 됐다. 이런 식의 정치인들이 지지를 얻게 된 이유가 단지 막말과 다른 후보들과 비교되는 과격한 행동 때문일까하는 의문을 떨치지 않을 수 없다. 21세기가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은 이세돌의 1승 4패로 끝이 났다. 오래 전에 컴퓨터의 인공지능은 체스와 장기분야에서 인간을 넘어섰지만 바둑만큼은 기계가 인간을 넘어설 수 없는 분야였다. 사람들은 이번 경기로 인해 컴퓨터가 어쩌면 모든 분야에서 인간을 능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게 됐다. 우리가 이세돌의 1승에 환호했던 이유는 무의식중에 컴퓨터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이렇듯 우리는 이세돌 알파고의 대국이 주는 시사점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이번 바둑대결을 보고 단순히 기계와 인간 사
자유라는 이름의 가이포크스의 가면을 썼다 착각하며 뱉어낸 표현은 새하얀 엄지손가락을 향한 물량공세를 만든다. 착각 속에선 상대가 본인의 편이 아니라면 분노의 표출이나 희화화를 통한 조롱을 서슴지 않는다. 마음속에서 닳지 않던 양심의 삼각형이 점차 회전하며 느껴본 적 없던 희열을 맛보자 그 관성을 이기지 못하고 계속해서 대상을 갈구하게 된다. 안타깝게도 약자는 본인에게 가해지는 혐오에 대해서 약자이기 때문에 저항하기 힘들다. 그렇기에 공격의 대상은 점차 약자로 옮겨지며 희열을 위해 무차별적으로 쏘아올린 화살은 사회적 방패가 없는 이들
현재만큼 동북아정세가 복잡한 시절이 있을까. 동북아시아를 둘러싼 국가들 간 이해관계는 어느 때보다 첨예하다. 북·중·러-한·미·일 간에 외교적·정치적 이해관계가 끊임없이 충돌하는 가운데 각국의 패권주의는 한반도를 긴장상태로 만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외교적 대응은 적절한가.유감스럽게도 어떠한 협상에서도 우리나라는 처음에 의도했던 것과는 다른 외교적 결과를 항상 맞아왔다. 우리나라의 모든 외교 전략은 실패했고 이로 인해 동북아에서의 입지는 미미해졌다. 대북압박용 친중외교를 예로 들어도 결국 북핵문제가 터지자 중국은 북한을
지난달 28일 조선일보에 간장 두 종지라는 칼럼이 실렸다. 밥을 먹으러 중국집에 갔다가 탕수육에 달랑 간장 두 종지가 나왔단다. 사람은 넷인데 간장이 두 종지가 나오는 것이 아니꼬워서 그날 조선일보의 주말뉴스부장은 다시는 그 중국집을 가지 않겠다는 칼럼을 작성했다. “배급사회와 아우슈비츠에 있는 것도 아닌데 간장이 두 종지냐”며 “쿠팡이나 위메프에서 간장을 한박스 주문하고 싶다”고 말장난하고 살짝 얹어 주는 말이 가관이다. ‘어떤 경우에는 을이 갑을 만든다’그는 식당에서 설렁탕을 가져다주는 종업원에게 ‘감사하다’고 말하는 것을 ‘이
대한민국의 정치인들을 분류할 때는 외국과는 다른 특이한 형태로 분류한다. 자유주의자, 사민주의자 등의 것이 아닌 특정 인물과 친(親)의 관계 유무를 두고 분류하는 것이다. 정치라는 것이 친목도모의 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다.당장 9시 뉴스에서도 앵커들은 정치인들에게 친이, 친노, 친박 등의 명칭을 부여해준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 성향이 아닌 그 사람이 어떤 사람 밑에 있느냐가 중요시 하는 것이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의 정치구조가 철저하게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세력을 형성하는 ‘보스정치’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가 지난해 말 착공이 결정되지 않은 공공주택 택지를 민간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 공공주택 택지는 그동안 LH가 서민과 저소득층의 주택마련을 위해 공급하기로 계획했던 곳이다. 이에 해당하는 가구수를 합치면 약 2만 5천 가구이다. 서민 주택 공급난 해결을 타파하겠다고 외치던 정부의 모순이 드러났다.국토교통부는 ‘서민 중산층 주거안정강화 방안’으로 주거 취약계층 지원 강화와 민간기업들이 임대사업을 유도하는 ‘뉴스테이’ 도입을 통해 공급량은 2만 가구로 확대하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정부는 주택공급 대상을
최근 대학가에서 최대 이슈는 대학구조개혁이라고 볼 수 있다. 학령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교육부는 대학구조개혁으로 2022년까지 16만 명의 대입 정원을 감축할 계획을 밝혔다. 물론 대학정원 충원부족문제를 해결하고 대학의 국내외적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대학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동의를 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 교육부가 제시한 대학구조개혁안은 단순히 현 시대의 요구를 충족하기에는 가지고 있는 문제가 많다.먼저 수도권 대학과 지방 대학사이의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 현 구조개혁안은 대학평가에 따라 5단계로 나뉜 구조개혁을 실시
얼마전 허재호 전 대주그룹회장의 벌금형 노역 사건이 화제가 됐었다. 노역장에서 일을 하면 하루에 5억원씩 벌금을 감면해주겠다는 말인데 일반적인 노역장 일당이 5~10만원 수준이라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이는 상상을 초월한 수치이다. 현재 검찰은 결정을 바꿔 벌금 강제집행으로 전환했지만 이미 감옥에 머무른 시간을 계산해보면 채 10시간의 노역도 하지 않은 채 수십억의 벌금은 탕감된 상황이다. 그렇다면 처음 재판부는 어떻게 해서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일까. 재판부 판결문에 따르면 허 전회장이 조세포탈 등의 혐의는 처벌 받아 마땅
우리나라는 1993년 무역협상인 우루과이 라운드를 체결하면서 쌀 시장을 개방하지 않고 유예했다. 올해는 개방 유예 기간이 20년 만기로 종료되는 때로, 쌀 시장 개방 여부를 선택해 국제무역기구(WTO)에 알려야 하지만 국내에서는 쌀 시장 개방에 대한 찬반이 맞서고 있다. 쌀 시장을 개방할 경우 값싼 수입쌀이 대거 유입돼 우리나라 농가들이 재정적으로 큰 피해를 보게 되고 쌀 시장을 개방하지 않을 경우에는 40만 톤에 달하는 쌀을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기 때문이다.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쌀 시장 개방을 금지하거나 쌀 시장을 개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