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8년 12월 26일 퀴리 부인이 ‘라듐’을 발견했다. 라듐은 어두운 곳에서 빛을 내는 새로운 원소로 주목받았고 몸에 좋다고 여겨졌다. 라듐을 이용한 치료부터 라듐 초콜릿 그리고 라듐 생수에 이르기까지 라듐의 사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해 보였다. 그러나 라듐은 빛 좋은 개살구였고 이를 가까이한 사람들은 방사선 피폭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라듐의 위험성을 널리 알린 이들은 일명 ‘라듐걸스’다. ‘라듐걸스’는 1917년 전후로 ‘U.S. radium corporation’의 공장에서 도색 작업 중 피폭 당한 여성 노동자들을 의미한다. 공
1999년 11월 1일 대우그룹이 해체됐다. 부산의 소규모 봉제 업체로 시작한 대우그룹은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던 김우중 회장의 공격적인 경영하에 수십 년이 흐른 후 29개의 계열사를 지닌 재계 3위의 대기업으로 성장했다.이처럼 몸집을 불려가던 대우그룹이 해체된 배경에는 IMF 금융위기 속 김 회장의 결정이 있었다. 금융위기 속에서 삼성전자는 자산매각과 인력감축 등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는 등의 구조조정 전략을 취했다. 반면 대우그룹은 ‘세계경영’ 전략을 택했다. 만성적 적자와 부채에도 외려 은행으로부터 차입금을 늘려 투자를
변호사 윤리 장전 제18조에는 변호사의 비밀 유지 및 의뢰인의 권익 보호와 관련된 항목들이 나열돼있다. 변호사는 의뢰인의 비밀을 누설해선 안 되며 또한 의뢰인의 권익에 반하는 행동을 해선 안 된다. 변호인은 언제까지나 의뢰인의 편이어야만 한다. 하지만 영화 ‘증인’에선 변호인의 의무를 저버린 변호사가 등장한다.인권변호사에서 대형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로 변화한 ‘증인’의 주인공 양순호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 혼란스러워한다. 국선 살인 사건 피고인의 변호를 맡은 양순호는 피고인의 이익을 지켜야 했다. 그를 위해 만난 증인이었지만
인간은 도피성 동물이다. 힘든 상황이나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어디론가 도피하는 것을 택하기도 한다. 마음의 안정을 찾는데 꽤나 효과적이기 때문일까? 잠수 이별이나 범죄자의 해외 도피와 같이 극단적인 도피는 아니더라도 알게 모르게 다양한 방법으로 도피처를 찾는다.‘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마태복음 11장 28절에 나와있듯 우리는 도피처 중 하나로 종교를 택하기도 한다. ‘파이 이야기’의 주인공 파이는 태평양에서 조난을 당해 ▲얼룩말 ▲오랑우탄 ▲하이에나 ▲호랑이와 함께 표류한다. 식량
삶에는 거짓이 가득하다. 관계를 맺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거짓이 필요하다. 연락을 닿지 않던 친구와 오랜만에 만났을 때 “넌 잘 지내고 있니”라는 말에 우리는 가끔 뭐라 답해야 할지 고민한다. 잘 지내기도 동시에 잘 지내지 못하고 있기도 한 당신은 결국 대부분 슬쩍 웃어보이며 “잘 지내”라는 말을 뱉을 것이다. 이 말은 진실이지만 동시에 거짓이다. 진실 섞인 거짓을 말하는 이유는 굳이 상대를 걱정하게 하고 싶지도 않으며 구구절절 이야기를 늘어놓고 싶지도 않기 때문이다.사회생활도 마찬가지다. 사회의 흐름이 원활하게 흘러가도록 나를 잘
행복하니? 우리 중에 자기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사는 놈 너밖에 없잖아. 그렇게 좋아하던 음악 하면서 사니까 행복하냐고. 진짜로 궁금해서 그래. 행복하냐?TV 속 사람들은 하고 싶은 일에 최선을 다한다면 누구나 성공할 거라 말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나 자신을 믿으라며 열심히 산다면 언젠가는 성공이 다가올 거라고 말한다. 영화 속 ‘성우’는 그런 조언을 따라가기라도 한 듯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만을 붙들며 살아온 사람이다. 그에게 현실은 냉혹하다. 당장 그의 밴드는 나이트클럽 밤무대를 전전하며 버틴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해 온 밴드 멤
2008년 10월 22일 인도 최초의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1호가 발사됐다. 성공적인 발사로 인도가 일본과 중국에 이어 아시아 세 번째 세계적으로는 6번째 달 탐사국으로 인정받으며 우주강국으로 우뚝 섰다.우리나라 역시 지난 8월 5일에 첫 달 탐사선 다누리를 발사했다. 성공 시에는 세계 7번째 달 탐사국 지위에 오른다. 또한 지난 6월 21일에는 저궤도 실용 위성 발사용 로켓인 누리호 발사를 성공적으로 이뤄내 세계 11번째 자력 우주로켓 발사국이 됐다. 1인당 GDP가 2천3백42달러에 불과한 인도가 우리나라보다 10여 년이나
9.11 테러는 2001년 9월 11일에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조직 알카에다가 항공기를 납치해 벌인 테러 사건이다. 오사마 빈라덴이 이끄는 알카에다는 납치한 항공기를 이용해 뉴욕 맨해튼의 세계무역센터와 워싱턴 D.C의 국방부 청사 건물 펜타곤을 공격했다. 백악관과 의사당도 목표물로 노려졌다. 이 사건으로 3천 명에 가까운 사망자와 최소 2만 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대규모 사상자를 발생시킨 이 사건은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렸으며 오사마 빈 라덴을 주축으로 한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에 대한 응징론이 대두됐다.팔레스타인 이스라엘 분쟁
“요즘 애들은 싸가지가 없어” 최근 많은 이들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이다. 지난달 홍성의 모 중학교에서 발생한 사건을 포함해 들려오는 수많은 교권 추락에 대한 소식을 접할 때면 비단 틀린 말만은 아닌 듯하다.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강화된 학생인권이 교권 추락을 초래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그러나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체벌과 폭언이 사랑의 매로 치부될 정도로 이들의 관계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교권과 학생인권이 시소게임을 반복하는 국내 교육현장의 참담한 실정은 영화 ‘디태치먼트’에 등장하는 학교의 모습과 유사하다.‘디태치먼트’
당신은 스스로가 게으르다고 생각하는가. 열 시간을 일했음에도 한 시간 더 일하지 못한 본인을게으르다 생각하는 당신에게 이 책은 당신이 게으름이라는 착각에 빠진 것이라 말한다.이 모든 건 게으름이라는 거짓이 꾸며낸 것이다. 필자는 게으름이라는 거짓이 발생한 주요한 요인 중 하나로 직업 소명설을 든다. 중세 시대 직업적 성공이 신의 구원 증표라 믿었던 청교도인들의 신앙은 직업적 성공을 이루지 못한 이들을 게으르다며 비판했다. 이는 개인의 생산성을 중시하는 자본주의 정신으로 이어졌고 게으름이라는 거짓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굳어졌다.한병철
영화 ‘다크나이트’는 이분법적으로 나눠져 있는 선과 악 그리고 정의에 대한 담론을 과감히 관객에게 전달한다. 정의로운 검사 하비 덴트는 배트맨과 함께 범죄 소탕 작전을 펼치며 고담시를 지켜 나간다. 궁지에 몰린 범죄 조직은 행동대장인 배트맨을 없애기 위해 조커를 섭외한다. 도시는 다시 혼란에 빠졌고 조커는 배트맨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인다. 배트맨의 정체가 궁금한 조커는 그가 가면을 벗을 때까지 매일 사람들을 죽이겠다고 선포한다. 조커는 배트맨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사회실험을 진행했다. 그가 ‘악’을 행하는 방법은 독특하다. ‘선’
커피 한 잔과 아침 신문을 즐긴 뒤 옷을 입고 출근 준비를 마쳤다. 차에 올라타 시동을 걸고 점심으론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먹은 어느 날이었다. 구보 씨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다만 그는 하루 동안 약 54kg의 자원을 소비했고 자신이 세상에 끼친 영향을 몰랐을 뿐이다. 모두가 한 번쯤 경험 해 봤을 흔한 날이지만 우린 그 하루가 만들어 낸 막대한 양의 쓰레기를 인식하진 못한다.우리는 구보 씨처럼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일상을 당연하게 영위하고 있다. 일회용 컵에 음료를 마시면 쓰레기가 만들어진다는 마음 한 켠의 불편함은 있지만
한국은 중국의 과거부터 깊은 관계를 맺은 국가로서 역사에서 서로 상당 부분 영향을 끼친 국가들이다. 하지만 이후 이념의 차이와 한국전쟁 이후 두 국가는 적대적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1992년 8월 24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이상옥 당시 한국 외무장관과 첸치천 중국 외교부장이 한중 외교관계 수립을 위한 공동성명에 서명하며 한국과 중국은 적대적 관계를 뒤로하고 협력과 상생의 새로운 길을 마련했다. 이 공동성명은 당시 노태우 정부의 외교적 성과로 꼽히는 ‘북방정책’의 대미를 장식했다고 평가받는다.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고 수교
‘대통령을 꿈꾸던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에는 다양한 유형의 공무원 시험 준비생(이하 공시생)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공무원 시험(이하 공시)을 준비하는 이유가 공직에 근무하고 싶어서가 아니라는 점이다. 소설 속 등장인물과 마찬가지로 현실 사회의 공시생들도 마찬가지다. 2019년 취업포털 ‘커리어’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공시생 중 0.8%만이 공직에 뜻이 있어 공시를 준비한다고 응답했다.N가지의 것을 포기하는 세대라는 의미의 N포 세대라는 신조어도 있다. 연애와 결혼 그리고 출산을 포기하는 3포 세대부
본래 ‘빨갱이’는 공산주의 게릴라 유격대를 부르는 말이었다. 한국전쟁이 끝난 후 ‘빨갱이’의 의미는 도덕적으로 파탄난 비인간적 존재 혹은 국가와 민족을 배신한 선동자로 바뀌면서 그들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탄압받았다. 1950년 6월 하순부터 보도연맹원의 학살은 남한의 후퇴에 따라 전국적이었다. 그 중 ▲공주 ▲대구 ▲대전 ▲목포 ▲전주 ▲진주 형무소의 학살사건에서는 약 20만 명에서 1백20만 명이 사망했다.특히 ‘공주 왕촌 살구쟁이’는 1950년 7월 초 공주형무소 재소자와 국민보도연맹원 그리고 민간인이 최소 4백여 명이 학살
‘더 스퀘어’는 위선을 다루는 영화다. 주인공 크리스티안은 스톡홀름 현대 미술관의 수석 큐레이터다. 그는 위선과 편견으로 가득 찬 사람이다. 사회적 체면에만 신경 쓰며 작위적으로 자신을 포장한다. 그가 미술관에 전시한 작품 ‘더 스퀘어’는 ‘신뢰와 배려의 영역으로 이 안에서는 모두 동등한 권리와 의무가 있다’는 슬로건을 내세운다. 정작 그에게 있어 신뢰와 배려는 찾아볼 수 없다. 길거리 빈민들을 무시하며 도움을 요청하는 노숙자에겐 현금이 없다는 핑계를 댄다. 정작 자신이 곤란에 처하자 외면했던 노숙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그의 모습은
당신은 유튜브를 얼마나 신뢰하는가? 유튜브와 같은 뉴미디어는 기존 기성언론의 역할을 대체하며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녹아들었다. 누구나 정보의 생산자가 될 수 있는 뉴미디어의 특성상 가짜뉴스에 대한 위험성이 필연적으로 존재한다. 저자는 사람들이 가짜뉴스를 수용하고 이를 근거로 비합리적인 의견을 형성하는 현상이 뉴미디어의 발전으로 인해 더욱 심각해졌다고 주장한다. 이는 뉴미디어에 대한 신뢰도가 지나치게 높거나 가짜뉴스의 존재 및 심각성에 대한 인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인지편향이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가짜를 진짜로 믿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탐사 보도 프로그램 ‘60분’의 수장을 맡고 있는 주인공 ‘메리 메이프스’는 새로운 탐사 소재로 부시 미 대통령의 병역 비리 의혹에 대해 취재한다. 탐사팀은 결정적인 증거를 제보 받고 증인 섭외에도 성공하며 비리 의혹을 보도한다. 하지만 보수파 블로거가 증거의 진위 여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영화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그 후 실제로 증거가 조작됐음이 밝혀지며 논란은 더욱 커진다. 결국 팀은 해체되고 주인공이 진실을 밝히지 못한 채 영화는 끝난다.왜 주인공은 이런 결과를 맞이해야 했을까. 주인공이 밝히고자 한 의혹은 진실이었다
1991년 5월 3일 아프리카의 언론인들과 유네스코가 나미비아 빈트후크에 모여 ‘언론 자유 원칙에 관한 빈트후크 선언’을 발표했다. 이는 언론의 독립성과 다원주의에 관한 자유 원칙 선언이다. 1993년 빈트후크 선언을 기념하는 의미로 유엔총회는 5월 3일을 세계 언론자유의 날이라 지칭해 국제 기념일로 지정했다. 세계 언론자유의 날은 언론이 자유롭게 ‘공익으로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정부의 위협으로부터 언론의 표현의 자유를 보호한다는 취지의 날이다.국경 없는 기자회에 의하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언론 자유도는 42위로 아시아 1위를
1961년 4월 11일 1급 나치 전범인 아이히만이 이스라엘의 재판정에 서게 됐다. 재판을 통해 드러난 아이히만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다. 그는 평범한 남성의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가 정신적으로 이상한 사람일 것으로 추측했지만 의사들은 그가 정상이라고 말했으며 나치 패망 후 아르헨티나 거주 당시 이웃들은 그를 자상한 아버지이자 친절한 이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히틀러의 계획에 따라 유대인 학살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전범이다. 아이히만은 재판정에서 “단지 상급자의 명령을 따랐을 뿐이다”며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